<3> 나무가구 목공예 체험

▲ 프로그램 참여 어린이가 책꽂이에 남긴 메모를 설명하고 있다.
▲ 나무가구 만들기 마지막 공정으로 천연오일을 바르고 있다.

‘자연아 놀자’는 대부분 절기와 계절에 맞게 서로 다른 주제를 설정해 다양한 내용의 생태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나무가구 목공체험’ 만큼은 같은 주제를 매월 반복해서 실행하는 상설프로그램이다. 지난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매월 두번째 토요일에 열리며 내용은 ‘책꽂이’와 ‘좌탁’을 만드는 것이다.

첫 프로그램은 지난달 8일에 열렸다. 참여자는 열다섯 가족. 시간이 되자 에코콤플렉스 다목적 강당에 모였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프로그램의 내용과 취지를 공유하며 나무에 관한 기존 공부시간을 먼저 가졌다.

나무가구 체험공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는 나무의 소중함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나무의 개념에서부터 생태, 가치, 쓰임새 등을 생각하고 체험해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나무가구 만들기 체험을 통해 창의성과 자립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완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작은 것이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창의적인 생각과 자립적인 삶의 태도를 확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세번째는 가족의 추억이 담긴 특별한 선물을 제공하고 싶었다.

엄마와 함께 만든 책꽂이, 아빠가 만들어준 탁자, 가족이 정성을 담아 함께 만든 다과상이라 한다면 소박하나마 뜻 깊은 기념품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무란? 땅 위의 줄기가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살아있는 여러 해 살이 식물로 풀에 대응하는 말이다. 부피생장을 하는 것이 풀과 다른 점이다.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돼 있는 나무의 구조와 특징, 생김새에 따른 구분, 쓰임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나무는 자연이나 사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 모든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이며, 숲의 기둥과 지붕, 다른 생물들의 먹이와 서식지가 돼 주는 생태계의 큰 품이다. 둘째, 신선한 공기 공급, 가뭄과 홍수 예방, 온도와 습도 조절, 방풍 및 방음 등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준다. 셋째, 사람에게 목재, 먹을거리 등 생활재를 제공해 주고, 아름다운 경관, 심리적 안정감과 휴식처, 문화적 의미를 부여해 주는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오늘 목재로 쓸 아까시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빼트릴 수 없다. 아카시아로 잘못 불리기도 하는 아까시나무에 대한 오해는 참 크다. 원래 헐벗은 땅에 사방용으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생장이 빠르고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질소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르면 뒤틀리는 단점으로 인해 목재로 활용되기 어려웠다. 특히 무덤가의 아까시나무는 베어도 또 자라나는 생명력으로 인해 골칫거리로 인식되기도 한다. 쓸모 없는 나무가 잘 자라기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를 조각조각 붙인 집성목으로 개발되면서 단단한 재질과 아름다운 무늬가 부각되면서 지금은 고급목재로 재인식 되었다. 봄날 아까시 꽃의 향기처럼 에코콤플렉스의 공간 곳곳에도 아까시나무 가구들이 채워지고 있다.

나무공부를 마치고 모두 에코콤플렉스 외부공간에 만들어진 목공체험장으로 이동한다. 나무의 여러 기능 중 오늘은 가구를 만드는 소중한 목재라는 것을 체험한다. 추억과 이상을 담을 책꽂이와 좌탁을 만든다.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는 고마운 장완동 목수님 덕에 가구에 필요한 목재는 이미 재단이 돼 있다. 이후의 공정은 다섯가지로 이뤄진다.

첫째 다듬기이다. 사포와 샌더기를 가지고 잘라놓은 나무판의 모서리와 면을 부드럽게 다듬는다. 두 번째 조립하기다. 전동드릴과 드라이버로 나무판을 붙이고 조립해 가구의 형체를 만든다. 세번째 표현하기다. 가구의 한쪽에 만든 날짜와 메시지, 간단한 그림을 그려 넣는다. ‘에코콤플렉스의 봄날, …와 함께’라 적은 글귀가 눈에 띈다. 네 번째 색칠하기다. 해바라기씨유 등 친환경 재료를 가지고 색을 낸다. 아까시나무 집성목은 나무의 부위에 따라 색깔의 옅고 짙음이 대조를 이루기 때문에 기름칠을 하고나면 모양이 참 아름답다. 마지막은 보완하기다. 목공선생님이 일일이 확인하며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공정이 지날수록 땀도 나고 옷은 나무가루와 기름칠이 묻어 노동의 흔적도 뚜렷해진다. 피곤한 모습과는 달리 스스로 만든 가구를 바라보는 눈길은 더욱 반짝인다. 모두 자신의 가구 작품을 들고 한 줄로 선다. 오늘은 좀 다른 구호를 해 본다. 김은선 처장이 ‘초록에~’라고 외치면 모두들 ‘풍덩~!’이라 답했다. 초록에 풍덩 빠졌던 봄날, 모든 가족들은 자신들이 만든 가구를 하나씩 들고 먼지를 툭툭 털며 뿌듯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갔다.

염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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