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전 청주예총 부회장

필자가 중국에서 생활한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 와서는 중국이란 사회가 어떤 곳인지,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등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일 년이 지나면서부터 어렴풋이 ‘중국이란 과연 어떤 곳인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한국의 경우 등하교 시간이 되면 시내버스는 학생들 때문에 혼잡하고, 길거리에는 청소년들이 배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청주만 해도 ‘성안길’엔 ‘청소년광장’이란 게 있어서 학생들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시내버스나 길거리에서나 청소년들이 배회하는 것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러면 왜 중국의 시내버스나 길거리에서 학생들을 보기 힘들고, 대학부근에서도 대학생들을 보기조차 힘들까?  그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모든 학교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둘째는 철저히 닫혀 있다. 즉  학교의 구조가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모든 학교가 장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교문에는 제복을 입은 경비원의 경비가 아주 엄중하여 외부인은 얼씬도 못한다. 위의 사실을 토대로 중국사회전반에 대해 정의하고 개념화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나름 2년여 동안의 느낌을 종합해 ‘한국사회를 열린사회로! 중국사회를 닫힌사회’로!’개념화하겠다. 

한국의 학교는 ‘열린학교’를 지향한다. 학부모는 물론 지역주민에게까지도 교문이 열려 있다. 교문만 개방하는 게 아니라 시설까지도 개방되어 활용되고 있다. 학부모는 학교를 방문하여 자녀가 어떻게 교육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상황이 전혀 다르다. 학교는 물론이요 관공서나 가정집까지도 문이 닫혀 있다. 지역주민이 학교운동장을 걷거나,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이렇게 중국은 ‘닫힌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면 ‘열린사회가 좋은가, 닫힌 사회가 좋은가?’ 라고 묻는다면 주민들 입장에선 열린사회가 좋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을 보자.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학교가 너무 개방되다보니, 지역주민들이 학교를 간섭하게 되고, 나아가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게 되더니, 심지어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세상이 됐다. 그러니 교권은 물론이요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도무지 의욕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 중국에선 어떤가? 일단 학생을 학교에 맡기면 학교에 대한 간섭은커녕 항의조차도 못한다. 학교를 간섭할 수 있는 곳은 ‘시 교육국’뿐이다. 중국에선 교사들의 권위가 아직 살아 있다.    

세상사 모두가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절대 진리’란 없다고 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문제점이 도출되면 그것을 보완하는 가운데 그 사회는 발전한다. 한국의 열린사회와 중국의 닫힌사회! 한국의 열린사회는 무엇이 빛이고, 무엇이 그림자인가? 무엇을 보완해 빛으로 나갈 것인가? 학교라는 사회가 닫혀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우리는 학교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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