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지적 사항임에도 ‘협의 없었다’ 예산 전액 삭감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충북도교육청의 추경예산안 중 제천야영장현대화 사업비를 전액 삭감해 눈총을 받고 있다.

도의회가 학생들을 위해 야영장 현대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놓고선 뚜렸한 이유없이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시설 노후 등으로 지역 야영장 이용 감소가 지속되면서 야영장 현대화 사업은 도의회에서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사안이다.

도의회 교육위는 지난 21일 제355회 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에서 충북도교육청이 제출한 ‘2017년도 제2회 충북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의결 한 결과 총 29억6천726만900원을 삭감했다.

삭감내역은 영어권 국가 현지 어학연수 2억8천12만원과 홈페이지 관리 7억928만원, 제천야영장 현대화사업 19억7천386만원이다.

추경 예산안 중 제천야영장 현대화 사업비는 전액이 삭감됐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어렵게 제천야영장 사업 예산을 확보해 올해 부지매입과 설계를 통한 본격적 공사에 돌입하려고 했으나 도의회에서 발목을 잡혔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 1일자로 중원·청천야영장을 폐쇄하고 지역적·자연적 환경에 적합한 북부지역의 제천야영장과 남부지역의 옥천야영장 수련시설에 대해 중점적으로 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이 중 제천야영장은 3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노후화된 강당과 텐트를 철거하고 취사장과 강당, 화장실이 갖춰진 2층 복합시설을 신축하기로 했다.

또 방염과 방수, 난방시설을 갖춘 글램핑 텐트 15동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2월 제천시가 해당부지에 대해 산림보호구역을 해제하며 도교육청은 5~6년 사용 가능한 글램핑 텐트 설치보다 장기적으로 사용가능한 숲속의 집으로 짓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9년 새학기부터 학생들이 다양한 안전체험시설을 제공받을 수 있어 최근 착공에 들어간 경찰청 제천연수원과 함께 지역이 ‘연수원 타운’으로 각광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교육청은 판단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제동이 걸렸다.

도의회 교육위는 산림보호구역 해제 등으로 사업계획이 변경된 것에 대한 교육청의 충분한 사전 설명이 없었다며 예산에 가위질을 한 것이다.

건축행위를 할 수 없는 지역에 교육청은 충북도와 제천시, 산림청과 지속적인 협의로 산림보호구역을 해제해 위생적이고, 안전한 시설로 변경한 것이 문제가 됐다.

도교육청 길들이기식의 도의회 발목잡기는 이번만이 아니다.

도교육청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 행복교육지구 예산도 상임위에서 삭감됐다 예결위에서 부활된 적도 있었으며, 지난해 학교 관사 예산을 삭감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부활시킨 사례도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여건 변화로 인해 사업 변경을 하면서 도의회와 사전 협의를 했어야 하지만 이를 거치지 않고 예산을 올린 점은 인정한다”며 “학생들을 위한 사업이라는 점과 계속사업비인 점 등을 감안해 판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을 위한 사업이 도의원들의 발목잡기로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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