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충북도농업기술원 육종재배팀장

대표적인 과일인 사과, 배, 포도의 재배면적이 2000년도에 비해 2015년에는 34∼50% 감소할 정도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감소 원인 중 하나는 소비 트랜드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건강에 좋고 먹기도 간편할뿐더러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블루베리, 체리, 수입포도 등 소과종 형태의 과일이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능성과 당도가 높은 생대추도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대추는 중국에서 도입돼 우리나라에는 고려 명종 때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예로부터 제사음식이나 한약재로 많이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생대추를 과일처럼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매년 생대추 생산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대추 재배규모는 2010년과 2015년을 비교했을 때 생산량은 50%, 생산액은 45%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생대추의 생산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규모를 뒷받침할만한 기술개발은 미비하다. 토양 관리, 시비, 병해충방제 등 재배기술의 발전과 품종 개발 등이 다른 과수작목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생대추가 새로운 과일작목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품종의 개발과 함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특별히 중점을 둬야할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신품종 육성과 연구이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80% 이상이 재래종인‘복조’로 변이가 심하고 균일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대추연구소에서는 현재 국내·외 유전자원을 수집해 특성을 검정하고 있고 이들 유전자원을 활용해 숙기가 다양하고, 장기간 저장할 수 있으며, 기능성 성분이 많이 함유된 대과종을 향후 6년 안에 육성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작년에 확보한 80개체 이상의 교배종자를 파종해 특성검정을 추진하고 품종 간에 특성을 비교할 수 있는 국내품종의 분자마커를 충북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둘째, 생대추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착과 증진 기술이다. 뿌리 끊기, 수정 벌 및 생장조정제 등을 이용한 착과량 향상 기술개발과 노지 재배 시 많이 발생되고 있는 열과 현상 등 생리장해 경감을 위한 최적의 토양관리 등 고품질 재배기술 확립이 중요하다.

셋째,  대추 유기재배 기술확립을 위해 화학비료를 대체할 유기자재 선발과 대추 가해 병해충의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을 위해 식물추출물 등 친환경자재를 이용한 방제방법 확립이 요구된다.

넷째, 생대추 생산을 위한 비가림 하우스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시설 내 재배환경이나 강풍, 폭설 등 재해 예방에 대한 검토가 돼 있지 않다. 재해에 강하고 대추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대추재배용 표준 비가림 하우스를 개발해 농가에 보급해야 한다.

끝으로, 대추의 6차 산업화를 위한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이다. 생대추 유통기간 연장을 위한 장기 저장방법, 대추를 이용한 젤리 등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 등을 통해 대추재배 농가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새로운 트렌드에 부응하면서 수입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과일로 변화하고 있는 대추가 우리 지역 특산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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