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주기 만에 세월호가 뭍에 정박해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 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 전국에서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으며 16일 안산시에서는 유족들과 함께 3주기 추모제를 가졌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 보편적인 정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등 일부 극우 친박세력들은 세월호 가족들을 향해, 혹은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상처를 쏟아내지만, 그래도 대 다수의 선한 국민들은 세월호 가족들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처럼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이야기 앞에서 말문이 닫치고 눈물을 쏟는 이유는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났지만 정부는 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언젠가부터는 진상규명 의지마저 포기했다.

세월호 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도 세월호는 고통이며 절망이며 분노라는 트라우마가 자연스럽게 각인돼 있다. 때문에 진상규명은 세월호 희생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하루 속히 남은 미수습자들을 찾아 가족의 품에 돌려 보내주는 것이며 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는지 원인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해 다시는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안전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 없이 세월호 가족이나 국민이 안고 있는 트라우마는 결코 치유 될 수 없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치유는 그 가족 뿐 아니라 국민도 함께 받아야 한다.

16일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3주기 추모제인 ‘기억식’에는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19대 대선 후보자들이 참석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추모사를 통해 “미수습자 가족이 아니라 유가족이 되고 싶다”는 가족들의 말에 대해 “세상에 이렇게 슬픈 소원이 또 있겠나”라고 개탄하며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 안 돼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재가동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기간제 교사라서 순직에서 제외된 김초원· 이지혜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진상규명을 약속했으며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수사권을 가진 특조위를 다시 만드는 것은 물론 특별검사라도 세우겠다며 안산 4·16 추모공원과 세월호 참사 기록관을 만들고 안산이 참사도시에서 안전교육도시가 되도록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후보자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여러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로 생긴 많은 국민들의 내적 고통, 즉 트라우마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해줄 대통령이 돼야 한다. 국민들 마음속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다운 책임과 리더십을 볼 수 없었던 참담한 기억을 갖고 있고 그것이 상처로 남아 있다. 이 상처를 치유해줄 해법은 진상규명이며 그것을 이루어 줘야할 대통령이어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에 대한 국가의 개선이 이뤄질 때 우리 국민과 세월호 가족들은 참사로부터 비로소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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