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연 470만명 정신질환 앓아…정신과 상담은 22% 뿐

우리나라 성인 중 연간 470만명이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4명중 1명꼴로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지만,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해 선진국에 크게 못 미쳤다.

12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11월 삼성서울병원 홍진표 교수팀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천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요 17개 정신질환의 평생유병률은 25.4%로 분석됐다. 평생유병률은 평생동안 한번이상 정신질환에 이환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 1년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을 의미하는 ‘일년유병률’은 11.9%로 집계됐다. 연간 470만명의 정신질환 경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신질환별로 보면 주요 우울장애(우울증)를 앓는 사람은 연간 61만명(일년유병률 1.5%)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 흥미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상 곤란을 겪는 경우를 말하는 데, 평생유병률 5.0%로 집계됐다.

불안장애를 최근 1년간 경험한 사람은 224만명(일년유병률 5.7%)으로 분석됐다.

불안장애는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장애를 의미하며, 평생유병률은 9.3% 수준이다.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는 연간 6만3천명(일년유병률 0.2%)에게서 발생 중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 정신질환은 망상이나 환각, 현실에 대한 판단력 저하로 사회적, 직업적 또는 학업적 영역에서 적응에 상당한 문제를 겪는 상태를 말하는 데, 평생유병률은 0.5%다.

알코올 사용장애의 경우 연간 139만명(일년 유병률 3.5%)이 발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다한 알코올 사용으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나, 지속적으로 알코올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의미하며, 평생유병률은 12.2% 수준이다.

니코틴 사용장애 지난 1년간 추정환자는 100만명(일년 유병률 2.5%)로 분석됐다. 과다하게 오랫동안 니코틴을 사용하여, 사용을 중단하거나 줄였을 때 인지적, 신체적, 행동적인 부적응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하며, 평생유병률은 6.0% 수준이다.

정신장애는 자살 생각·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 성인의 2.9%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고, 0.4%가 자살을 계획하며, 0.1%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살 생각자의 50.1%, 자살 계획자의 68.7%, 자살시도자의 75.1%가 평생 한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 성인 중 평생 살아오며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9.6%에 불과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우 정신건강서비스 일년이용률만 해도 43.1%(2015년)로 우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 등 마찬가지 상황이다.

더구나 평생 동안 정신질환을 겪은 성인중에서도 단 22.2%만이 정신과 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해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삼성서울병원 홍진표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적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서비스 접근성 확보 등 정책적 노력이 계속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