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철 아동문학가

1970년대, 청주시내 상업지역을 제외한 주거지역에서 돼지, 닭, 토끼 등을 키우는 모습은  쉽게 발견될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 덕분에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할 때는 집에서 키우는 닭이 자명종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아들을 위해 집에서 생산한 계란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주며 격려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가 즐겨보는 TV프로는 다큐멘터리이다. 그 중에도 동물의 왕국처럼 각 동물들의 습성이나 그들의 일대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자연을 적응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신기하기만 하다. 짝짓기를 위하여 목숨을 건 혈투와 그리고 생을 다할 때 모든 것을 내려놓는 그들의 모습은 경건 그 자체다.

대학교 때의 일이다. 새마을 사업 우수 농촌지역을 견학한 적이 있다. 이 때 한 농가를 방문하니 메추라기를 키우고 있었다. 잠시 메추라기 농장을 살펴보다 이상 한 점을 발견하여 주인에게 물었다. “제가 보니, 저쪽에 숨어 있는 메추라기에게 다른 메추라기가 집중적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보세요. 항문주위에서 피가 나서 땅에 떨어지는 것을…” 주인은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듯이 한 마디 한다. “저 메추라기가 약해 보여서 그렇습니다. 짐승들은 약해 보이면 다른 놈들로부터 공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로 인해 서서히 죽어가죠.”

지금 우리나라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국내 환경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국제환경도 그리 녹녹치가 않다. 국내문제야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좀 해결될 것 같지만, 대외적인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사드를 둘러싼 힘의 역학구도가 모두 우리나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주변 국가들은 전혀 아니다. 그래서 불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걱정스럽기도 하다.

사드문제를 트집 잡아 경제적 보복을 거침없이 가하는 중국. 그러면서도 자유무역을 운운하고 있으니 대국치고는 좀 치사하다. 아니 하는 행동을 보면 소국도 저런 소국이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일본 역시 비열하기는 매 한가지이다. 가까운 나라로서 도움은커녕 매번 우리를 괴롭히고, 성가시게 하는 나라이다. 이웃이 어려울 때 옆에서 격려하고 도와주어야 진정한 이웃인데 말이다. 미국 역시 근래의 트럼프 정권의 행동을 보면 겉과 속이 다른 것 같아 걱정스럽다. 우리를 이용하여 그들의 패권주의를 확대하려 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취하고 있어 진정한 우리의 우방인지도 의심스럽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보며 자꾸 오래 전에 보았던 메추라기 농장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더 이상 약해지면 안 된다.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나타내 주어야 할 중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똘똘 뭉치자. 그리고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을 그들에게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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