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8일이면 청주공항이 개항 20주년을 맞는다. 20년 전 청주공항이 처음 개항할 당시 충북도와 청주시, 지역주민들은 국토 중심에 위치한 청주공항이 동북아 중심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개항 20년간 청주공항은 오랜 시간 적자경영에서 허덕이지 못했고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렵게 성년을 맞았다.

최근에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의 보복이 도를 넘고 있는 형국이다. 그 여파가 중국관광객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청주공항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청주공항은 273만명이 이용해 신행정수도 관문공항,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 성장하는 듯 했다. 겨우 성장의 불씨를 당기는가 싶었지만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금지로 타격이 심각해졌다. 불과 서너 달 만에 청주공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불운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심각한 문제가 청주공항의 경영상 문제라면 스스로 감내할 일이지만,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정부의 대중국 대응능력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국토부 등 정부가 함께 나서주지 않는다면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다. 청주공항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국가 간에 풀어야할 과제로 국가 차원의 대안이 나와 줘야 한다.

최근 청주공항은 기존에 운영되던 중국 노선 8개 중 6개가 사라졌다. 인구가 많아 더불어 한국을 찾는 관광객도 많을 수밖에 없었던 북경, 심양, 상해, 하얼빈, 대련, 닝보 등에서 승객이 없어 운항을 중단해야 했다. 항주와 연길 노선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두 노선의 탑승률도 60~80%에 불과해 언제 날개를 접을지 알 수 없는 처지다.

청주공항 저가항공사(LCC) 설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청주공항을 모(母)기지로 삼아 중국 등 국제노선에 취항할 계획인 ㈜케이에어가 4월 초 정부에 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처가 장기화하면서 관광 업계는 물론 국내 LCC 업계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계획대로 LCC 설립이 진행돼 내년에 취항한다고 해도 그때까지 국내외 관광산업 여건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25일 청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자 경선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지역 현안 해결을 약속하면서 청주공항 육성을 공약과제로 제시했다. 다른 당의 대선후보자들에게도 청주공항 활성화 방안에 대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 또 국토부 등에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국제선 노선 신설이 이뤄지도록 요구하고 그것이 관철될 수 있도록 조기 대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충북도도 관광루트 개발 등 좀 더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지역 국회의원 등과 공조해 청주공항 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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