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발생한 군용기 충돌사고의 원인과 처리방법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주방자오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7분께 하이난다오 남동쪽 104km 상공에서 미국 비행기가 갑자기 중국 제트기 쪽으로 방향을 틀어 부딪쳐 중국 제트기 1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 이번 사고의 원인이 미군에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측은 특히 기본적으로 미군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일어났으며 자국 조종사 1명이 실종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군기가 하이난다오 공항에도 허가없이 착륙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데니스 블레어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은 “EP-3 정찰기의 사고 당시 위치는 하이난다오 연안에서 70마일(112㎞) 떨어진 지점이며 이는 중국 영공으로부터 12마일(19㎞) 밖의 공해 상공”이라면서 중국 군의 위험한 추격과 제지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비난했다.

블레어 사령관은 “중국 전투기 2대가 EP-3 정찰기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한 대가정찰기의 왼쪽 날개 부분을 들이받은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정찰기가 전투기에 의해 부딪혔음이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미군측은 일단 중국이 사고기를 강제착륙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EP-3가 첨단 정찰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중국이 기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나 않을 까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사고 발생 직후 EP-3가 “가장 발전된 기종 중 하나로 중국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첨단 비밀기술이 사용돼 안보상 위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 의원을 비롯한 일부 상원의원도 중국이 EP-3에 대한 조사를 시도한다면 양국 관계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 중국측의 대응에 따라 이번사건이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사건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미 정보 분석가들은 중국이 첨단 정찰장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중국측이 이번 사건을 의도적으로 일으켰다는 음모설을 제기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한 고위관리는 EP-3는 첨단 정찰장비의 집합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EP-3을 조사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P-3의 탑재장비와 임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군이 군침을 흘릴만 한 장비가 가득 실려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한편 미국은 비상착륙한 EP-3 승무원과 기체 송환 협상을 위해 이날 베이징 주재 무관 2명을 하이난다오로 급파했다.

이들은 도착 즉시 미니버스를 이용, 사고기가 착륙한 링수이 비행장으로 향했으나 중국측과 협상이 이뤄질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다.

앞서 미 해군은 24명이 탑승한 EP-3 정찰기가 이날 오전 남중국해 상공에서 정찰활동을 벌이다 중국 전투기 2대의 제지를 받는 과정에서 중국 전투기 한대와 충돌한 뒤 중국 하이난다오 링수이 비행장에 비상착륙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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