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씨도 36년만에 공식 등장…신격호 법정서 ‘횡설수설’ 퇴정

롯데그룹 경영 비리와 관련해 횡령·탈세 등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95) 총괄회장,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62) 회장 등 총수 일가가 20일 첫 재판에 모두 출석했다.

그동안 일본에 체류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57)씨도 36년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섰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롯데 오너 일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 1차 공판에는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서씨가 모두 출석했다.

이들은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법원에 출석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서씨로, 오후 1시33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다음으로 신 회장이 오후 1시47분께 도착했다.

신 회장은 차에서 내리서면서부터 줄곧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신 전 부회장은 재판이 시작되기 10분 전인 오후 1시50분께 도착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시작된 오후 2시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오후 2시15분께서야 법원에 도착했다. 법원 청사에 도착한 그는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휠체어에 올라탔다.

경호원들은 그의 손에 지팡이를 쥐여 주고, 무릎에는 담요를 덮었다.

신 총괄회장은 “공짜 급여를 받은 것이 맞는가”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으음…”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휠체어에 탄 채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출석을 확인하며 “이쪽을 보실 수 있냐”고 물었지만, 신 총괄회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휠체어를 재판부 정면으로 돌린 후 재판부가 생년월일을 거듭 물었지만, 신 총괄회장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재판 중이라는 것을 아느냐, 모르느냐”며 “현재 상태에서는 재판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밝히고 변호인이 혐의 관련 입장을 말하는 과정에서도 신 총괄회장은 횡설수설했다. 신 총괄회장 측이 입장을 모두 밝힌 후 재판부는 재판을 분리하겠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절차 진행과 관련해 추후 의견서를 내달라”며 “퇴정해도 된다”고 말했다.

법정에 출석한 지 약 20여분만이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법정을 나가며 “할 말 있다, 할 말 있다”고 소리쳤고 수행원들을 지팡이로 찌르거나 팔을 부여잡으며 역정을 냈다.

신 총괄회장은 다시 재판부 앞에 선 후에도 “여기가 어디냐”며 “무슨 기소냐”고 거듭 되물으며 지팡이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말을 반복하자 재판부는 오후 2시51분께 신 총괄회장을 퇴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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