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얼마 전 내 휴대전화에 “문자 배어 ㅆ어? 잘 안 써지네”, “잘 지내지?” 이런 문자가 한 통 왔다.

누가 장난하나? 확 지우려다 보니 아무래도 이상해서 “누구세요?” 답장을 보냈다.

한참을 지나 달랑 세 글자 답이 왔다. “엄마야!”

가뜩이나 눈도 침침한데 한 자, 한 자 꾹꾹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셨을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니 얼마나 놀랍고 기쁘던지…

이제 우리 엄마는 괜찮다. 카카오톡을 시작했고 문자를 하면서 시대에 맞게 소통을 하려 하는 구나~.

 

70대 우리 엄마의 삶, 크게 다르지 않는 모든 어머니들의 삶.

엄마 나이 한창일 때 없는 살림에 삼 남매 대학까지 보내려니 어깨가 무거웠다. 시골에서 논 팔고, 소 팔아서 청주로 이사를 왔다. 자식들 공부 시키겠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매일같이 힘든 노동으로 고단한 하루를 살았고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웠다.

그 덕분에 우리 삼 남매는 제 밥벌이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자식들 다 여우살이 시키고 이젠 좀 쉬려나 했더니 아버지가 덜컥 아프셨다. 한 사, 오년 아버지 병수발을 드셨다. 평상시 불면증으로 약이 있어야 잠을 잘 수 있으실 만큼 힘드셨는데도 아버지를 위해 정성을 다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식들은 걱정이 앞섰다. 엄마가 혼자 지내시겠다고 하셨다. 자식만 바라보며 짐이 되는 게 싫으신 모양이었다. 우리는 가뜩이나 초기 우울증에 어떻게 엄마가 남편도 잃고 혼자 세상에 나설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지냈다.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자식들의 기우와 달리 엄마는 부단히 노력하셨다. 일주일에 두서 번은 노래교실을 다니셨다. 그리고 두서 번은 차밍댄스 모임에 참여하셨다. 저녁에는 좋은 글귀를 찾아 필사하셨다. 또 치매 예방 차원에서 최근 유행했던 컬러링 북 색칠하기에도 열심이셨다. 더 놀라운 일은 엄마가 최근 봉사를 시작하셨다는 것이다. 정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여가활동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활동은 TV 시청이다. 1일 평균 5시간 이상 TV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특별한 여가활동 없이 일상생활을 무료하게 보낸다. 노인들의 삶이 외롭게 느껴지는 대목이거니와 우리 엄마가 스마트폰을 장만한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자식으로서 우리는 부모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한다. 우리 부모의 나머지 삶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가 부모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소박하지만 소중한 건 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매일 안부를 물어봐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엄마, 오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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