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역사에는 정확한 사실(事實)의 정사(正史)와 민간(民間)에서 사사(私事)로 지어 엮은 야사(野史)가 있는데 야사는 정사에서 배제된 부분이 드러나고 이를 통해 역사의 숨은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지난 10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되고 파면 당해 민간인 신분이 된 우리 민주주의에 새로운 역사를 쓴 날이다.

더욱이 헌재 결정이 났음에도 촛불집회에 맞서 태극기 집회로 맞불을 놓으며 이데올로기 이념 싸움으로 국론분열을 가중시키고 있어 국가 장래가 예측 불허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제는 헌법을 존중하여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다가 올 새로운 정치상황을 주목하면서 다음 대통령은 다시는 이러한 국정농단이 없는 인물로 충분한 검증을 하여 선출됐으면 한다.      

현재의 황교안 대행 정부는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와 공정한 대선 관리에 온 지혜를 모아 국정공백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자연인으로 신분이 바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수사는 물론, 최순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해 김기춘과 조윤선에 이어 지지부진한 정유라씨 국내 송환 구속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은 공사 구분을 못하고 국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진정한 공직자였다면 제왕적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용기 있게 직언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출세에 연연하지 말고 자진해서 물러났어야 했다.

진정한 명예회복은 자기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과욕과 잘못된 충성에 눈이 어두워 잔재주를 부리다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었음에도 아직까지 깨닫지 못하고 미꾸라지처럼 법망(法網)을 빠져나가려 한다.

이는 탄핵을 앞둔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라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명예만 생각하고 다시 정권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더 안쓰러웠다. 적절한 시기에 아름답게 물러나는 것이야말로 한 나라를 통치했던 군자(君子)의 도리임을 깨닫고 실천하기를 바랐는데, 역시 큰 그릇은 되지 못한 소인(小人)이었다.  

정권부재 상황을 이용하여 대권을 거머쥐고자 잠룡(潛龍)들은 서로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사이 탄핵을 앞둔 대통령은 시간을 벌면서 하급전략을 세웠지만 국민의 열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패자는 승복해야 함에도 국가의 상징은 태극기를 집회에 사용하여 물러난 지도자를 위해 맹종하는 처신은 자제할 때이다. 시대의 상황을 올바로 보는 혜안(慧眼)을 지녔으면 한다.

역사는 비극이든 희극이든 반복되기에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현안을 바라보아야 한다. 진실은 당분간은 숨길 수 있어도 언젠가는 드러난다. 죄상은 본인 자신만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밝혀야만 문제가 풀린다. 진실을 찾아 국민 모두 동행하는 민심을 외면하고 아집으로 나라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겨 독행하면 스스로 파멸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재에 의해 폐주(廢主)의 교지(敎旨)를 받는 바 자신의 잘못을 국민 앞에 사죄하고, 법의 준엄한 결정을 받아들여 최소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지녔으면 한다. 한 나라의 통치자로서 진정한 애국주의자라면 성공한 위인의 전기는 있어도 실정(失政)을 한 위인의 전기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역사 앞에 양심을 내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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