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우리 역사에 또 한 줄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역사가 존재하는 첫 번째 목적은 그 역사로부터 배우라는 것이다. 성공의 역사는 본받고, 실패의 역사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어떤 국가가 발전된 국가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로 그 국가가 역사로부터 학습한 국가인가를 들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모습은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와 그 전개 과정이 비슷하다.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이 비슷하고, 이승만의 양자인 이강석의 서울대 법대 특별 편입학 사건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대 편법 입학이 유사하고, 이승만과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국민의 소리로 대통령직을 그만두게 된 것도 똑같다.

60년 동안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이 창피스러운 역사가 반복되었다는 것은 역사로부터 우리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정부 수립 이후 지속해서 절대권력이 절대 부패하는 모습을 보아왔지만, 그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절대권력자의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반복되었지만, 그것을 억제하기보다는 그들에 붙어서 이권을 챙기려는 사람만 늘어났다.

역사로부터 학습이 안 된 가장 큰 이유는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그 평가를 바탕으로 같은 실패를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실패에 대하여 평가하기보다는 역사의 심판에 위임하고 있다.

친일이 청산되지 않고 위안부 문제가 우리를 얽매는 것은 친일에 대한 심판이 없었기 때문이고, 블랙리스트와 정경유착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유신잔재를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반복되고, 측근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그에 따른 책임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인척과 측근의 부정부패에 대해 화합이란 이름으로 책임을 묻지 않고, 정치적 타협으로 사면을 남발하고, 가진 자의 힘과 권력으로 없었던 것으로 만들고, 지역주의로 이들에게 다시 힘을 주어 실패가 반복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매우 값비싼 역사를 그냥 역사 속에 두어서는 안 된다. 특히 권력자에 붙어서 권력을 향유하고, 그 모든 책임을 권력자에게 떠밀면서 숨었다가 기회주의자가 되어 다시 역사에 나오려는 부역자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부여돼야 할 것이다.

이 귀중한 역사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국민이 배워야 할 역사이다. 이러한 역사로부터 배우는 학습사회는 한평생에 걸쳐 학습하는 사회로 평생 자기와 사회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그로부터 배우는 사회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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