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사회는 다양한 이유로 나누어지고 나누어진 곳에는 항상 갈등이 존재한다. 이 나누어진 갈등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회관리 기법이다. 민주주의는 나누어진 갈등을 타협과 조정으로 해결하고, 타협과 조정이 안 될 때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법과 다수결이라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광화문과 세종로의 목소리를 보면 탄핵 문제가 타협과 조정으로 해결되지 않고, 법치주의에 의한 결정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탄 사이먼(H. Simon)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는 문제 해결 방법으로 갈등을 가져오는 문제를 공동 노력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둘째는 주로 가치판단으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설득의 방법이 있다. 세 번째는 당사자 간에 직접 교섭으로 해결하는 협상 방법이다. 이는 당사자 간에 힘의 균형이 존재할 때 사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략적 방법으로 협상과 비슷하나 제삼자가 개입하여 조정하는 방법이다. 그러면서 공동결정 또는 이해관계자가 많은 문제에 대하여는 설득보다는 협상이나 정략적 방법이 더 효용적이라고 한다.

탄핵 문제는 이해관계자가 다수로 협상이나 정략적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이나 박 대통령은 소통을 키워드로 하는 협상이나 정략적 결정을 할 시간을 잃어버렸다.

또한, 협상과 정략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도 영향을 주었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대리인과 박사모를 내세워 설득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대통령 재임 기간에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고, 재벌에 기부를 요청한 것은 문화 강국을 위해 선의에 의한 정책적 판단이라는 등의 논리로 설득하면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

남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의 주장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상대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설득이 나누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갈등해결 방법은 나누어 갈등을 조장해 지지자를 결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사이먼의 이론에 근거하여 광화문과 세종로에 있는 갈등을 해결하여 통합을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갈등문제를 제거하는 것이다. 지금의 갈등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 해결에 의한 최선의 갈등 해결 방법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아닌 박 대통령에 있다.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전에 결정하고 국민에게 화합과 통합을 호소하는 방법이다. 지금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국가와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할 위험이 크다.

지금 상황에서 탄핵이 기각된다고 신뢰를 잃은 대통령이 나누어진 사회를 조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자신의 지지자와 끝까지 가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국가를 위하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국민을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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