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애국지사 콘텐츠’ 만들자
청주 ‘애국지사 콘텐츠’ 만들자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7.03.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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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특집-청주 독립운동史 되새긴다]-<下> 명소화·관광인프라 구축 필요

박상일  “주민 문화공간으로 개방…5개 권역 역사탐방 코스 제안”

변광섭  “청주시 마스터플랜 수립해야…스토리텔링 소프트웨어 개발”

김양식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문화·예술과 결합돼야”

 

통합 청주시 출범 2주년이 지났지만 청주의 정체성은 오리무중이다.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를 내세웠지만 청주에 실물이 없다보니 시민들의 체감도는 낮다.

이에 문화전문가들과 역사전문가들은 청주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애향심을 심어줄 수 있는 콘텐츠로 90여명의 애국지사와 현충시설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관광 자원이 빈약한 청주시는 지역 출신 역사 인물에 대한 관광자원화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지자체와 청주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외면 받고 있는 현충시설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현충시설과 시민을 연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설들을 일반 시민의 삶 속에 녹아들게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공원화 개념을 도입해 기존 경직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친근하면서도 호감도를 높여 많은 시민이 찾아와 휴식 및 문화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열린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박상일 박사(청주대박물관 학예사)는 “현충시설을 주민들을 위해 문화공간으로 공개하고 소규모 세미나, 문화행사 등 시민들이 문화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충시설 대부분이 넓은 잔디를 포함한 조경이 잘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잔디광장도 개방해 뜻깊은 문화행사가 꾸준히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광섭 문화기획자(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콘텐츠진흥팀장)는 “청주와 청원을 통합하면서 대표 콘텐츠가 없다. 문제는 아직도 청주는 ‘교육의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화콘텐츠가 되기 위한 조건은 인물과 공간, 관광자원화다. 여기에 비춰본다면 신채호, 손병희, 한봉수 등 청주를 대표하는 애국지사들은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요즘같이 정치적 위기에는 민족정신이 대두된다. 애국지사 인물들에 대한 문화벨트를 만들어 문화예술자원으로 특화하면 지역의 자원화가 되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충시설에 대해서도 테마파크와 교육·체험 프로그램 확충 등 청주시가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식 박사(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는 “현충시설은 그 자체가 활성화의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민 피부에 닿지 않으면 나와는 관계 없는 곳일 뿐이다. 애국지사들의 민족담론을 지역민 입장에서 재발견하는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시설 변화가 아니라 지역의 가치, 장소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애국지사들의 민족담론과 지역민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독립운동가와 생가, 유허지 등이 거의 방치돼 있어 역사적 재조명과 함께 스토리텔링을 덧입혀 관광콘텐츠와 문화브랜드를 개발하고 관광 인프라 구축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박사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민이 매우 중요하다. 재미는 기본이고 민족담론과 지역담론의 간극을 메꿔줄 수 있는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나와야 한다. 사실 애국지사들이 살았던 시대와 오늘날은 다르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우리가 사는 오늘날을 이어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다른 시대 속에 살았던 것 같지만 그 당시 청주 지역의 흐름과 분위기가 손병희와 신채호 같은 독립투사를 길러냈고 그 토대 위에 우리들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에 애국지사들의 애국혼을 심기위해서는 문화와의 결합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지금까지 연극이나 무용, 음악 등 애국지사의 삶을 다룬 작품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지역성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애국지사의 공적을 위주로 다루다보니 지역과 유리되는 부작용이 생긴다”며 “문화와의 결합에 앞서 문화기획자, 예술인, 활동가들이 특강 등을 통해 애국지사를 새롭게 인식하고 문화예술 사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해야 한다.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지역성을 포함한 역사지식을 갖고 작품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문화기획자는 “공간의 현상 유지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애국지사들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통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도 중요하다. 최근 청주시가 드라마와 영화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시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다룬 영화 ‘암살’, 황옥경부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밀정’, 아름다운 청년 윤동주의 삶을 담은 영화 ‘동주’ 등에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청주에도 단채 신채호 선생이라는 중요한 문화콘텐츠가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 언론인으로서 다방면으로 활동했던 신채호 선생의 삶을 다룬 영화 제작도 생각해볼만하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장기적 안목보다 좀 더 단기적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방안으로 교육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시민 대상 테마별·대상별 답사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박사는 “현충시설을 탐방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 것을 정규 교육프로그램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교육당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유학기제를 이용한 스탬프 투어 등 청소년 대상 역사 프로그램도 매우 중요하다”며 “또 청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주말을 이용한 ‘내 고장 바로 알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역사 속 인물과 유적지를 답사하며 전문가의 숨겨진 해설이 더해지면 청주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박사는 청주를 5개의 권역으로 나눠 관광할 수 있는 역사 탐방 코스를 제안했다. “청주시내에 있는 3·1공원에서 단재 신채호 사당까지 우리가 모르는 애국지사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역사공간들이 있다. 숨겨진 역사공간들을 발굴하고 관광인프라로 묶어 1일 체험 코스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며 “특히 시민들이 쉽게 우리 지역을 탐방할 수 있도록 현충시설과 문화유적지를 △북부권(내수·북이·오창) △서부권(강내·옥산·오송) △동부권(낭성·미원·가덕) △남부권(남이?남일·현도) △시내권(흥덕·상당) 등 5개의 권역으로 나눠 1년동안 가족 단위로 청주를 돌아볼 수 있는 역사탐방 코스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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