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뜨거운 함성 빛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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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7.03.01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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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특집-청주 독립운동史 되새긴다]<中> 무관심 속 잊혀가는 현충시설
▲ 청주삼일공원(위)과 단재 신채호 영당

접근성 떨어지고 편의 시설 부족

삼일절·광복절에만 ‘반짝 관심”

市, 홍보부족·인프라 구축 시급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청주의 현충시설들이 지자체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다.

청주시에는 무공수훈자공적비 등 비석 19곳, 항봉수의병장동상 등 동상 4곳, 충혼탑 등 탑 6곳, 단재영당 등 장소 4곳, 기산사 등 기타 3곳 등 모두 36곳이 현충시설로 지정돼있다. 대표 현충시설로는 청주3·1공원과 단재영당, 의암 손병희선생 유허지, 한봉수 의병장 사적지를 꼽을 수 있다.

상당구 낭성면 귀래길 242에 소재하고 있는 ‘단재 신채호 영당’은 1996년 14억4천600만원을 들여 부지 1만4천388㎡에 조성됐으며 옆쪽으로는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청원구 북이면 의암로 234에 있는 ‘의암 손병희 선생 유허지’는 생가를 1971년 해체 보수하고 1961년 탄신 100주년을 맞아 유허비를 세웠으며 청원군에서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성역화 사업으로 12억487만6천원을 들여 3만8천649㎡에 영당과 기념관을 조성했다.

청원구 내수읍 학평리에 소재하고 있는 한봉수 의병장 사적지는 2008년 6천690㎡에 8억5천만원을 들여 사당을 조성했다. 애국지사들의 높은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 현충시설을 만들어놨지만, 청주지역 대다수 현충시설들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관광편의시설 부족으로 발길이 끊긴지 오래다.

지자체는 3·1절과 광복절에만 ‘반짝 관심’을 보이고, 기껏해야 일년에 한번 유족과 관계자들이 드리는 추모제례가 전부다.

손병희 선생 유허지의 한 주민은 “손병희 선생 유허지는 직계 자손이 없어 일년에 한번 삼일절 행사 갖는 것이 전부”라며 “가끔 유치원 소풍 등 단체의 발길이 없다면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청주시내 현충시설도 형편은 별반 다르지 않다. 3·1공원(수동)과 한봉수의병장동상(상당공원), 의병장한공봉수공공비(중앙공원), 단재신채호선생동상(청주예술의전당) 등 8개가 곳곳에 있어도 시민들에게 기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청주 도심 한가운데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호국영령들이 기려져 있지만 관련 시설의 유무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도는 낮은 실정이다. 이는 홍보 부족 등의 이유에 기인하고 있지만 앞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자체의 홍보 부족도 문제다. 청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를 파견하는 것과 홍보책자, 관광안내지도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 전부다. 효과가 미미한 안내지도 보다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대에 맞게 지역내 현충 시설에 관한 다양한 안내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람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주변 먹거리 등 관광인프라 조성도 시급해 보인다. 또 현충시설 대부분이 시설 노후화로 그나마 찾은 관람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으며 기념관의 경우 전시여건이 열악해 유족들이 기증한 소중한 유품의 관리 부실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단채 신채호 사당을 품고 있는 고드미체험마을의 박정규 대표는 “청주의 현충시설들은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져 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기념관 전시시설의 열악함은 독립운동가의 애국정신을 전하기보다 오히려 빛이 바래고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역내 현충시설이 살아있는 역사교육현장인 만큼 순국선열을 기리면서 시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문화유산단체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는 현충시설을 공원화해 주변의 많은 볼거리를 자연스럽게 유인하고 각종 행사 장소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도 현충시설이 엄숙하기만 한 시설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시민 삶 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지자체와 청주 시민이 함께 고민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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