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모방은 다른 것을 본뜨거나 본받음을 의미한다. 심리학적으로 모방은 다른 개인이나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에 자극되어 그와 닮은 행동을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모방은 모든 변화와 발전 그리고 창조를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서 말을 배우고 행동을 한다. 모든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라고 하기도 하고, 플라톤은 모든 것에 관련된 세 가지 기술은 이용하고, 만들고, 모방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음악가는 처음에 모방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유명한 코미디언도 처음에는 선배 코미디언을 100% 모방하는 것에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모방으로 남을 빵 터질 정도로 웃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 모방 50 자기 것 50, 모방 20 자기 것 80으로 변화하면서 자신만의 코미디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발명의 80% 이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에서 만들어진다.

학교에서는 위인 이야기를 교과서에 실어서 본받으라고 하고, 기업 운영에서는 벤치마킹으로 관련 분야 최고에 대한 모방으로 교훈을 얻으라고 하며, 대학에서는 취업을 독려하기 위해 관련 분야에 성공한 선배를 불러 취업 성공담을 들려준다. 성공한 선배의 이야기는 교수가 귀가 멍할 정도로 잔소리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모방으로만 끝난다면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원곡 가수와 똑같이 부른다고 선택받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그를 가수라 하지 않고 모창 가수라고 한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위작으로 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속일 정도로 모방한 화가를 우리는 화가라 하지 않는다. 논란이 끊이질 않는 표절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것과 같다.

모방에 대한 의미에서 이야기하듯이 모방은 하나의 과정이다. 모방이 위작이나 표절과 같이 결과가 된다면 모방은 작가나 발명가에 있어서는 자살 행위가 되고 파멸의 지름길이 된다. 유행하는 음식점들이 1년도 되지 않아서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의 축제를 모방해 세계란 이름을 붙인 축제가 동네잔치가 되는 것을 보면 모방이 파멸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많은 어리석은 행동은 모방할 수 없는 것을 모방할 때 생긴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것이 법칙이다.

독창적 작가는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그를 모방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모방이 발전이 되고 창조적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남이 모방할 수 없는 것을 가져야 한다. 남이 모방할 수 없는 것에는 국가적으로는 한국적인 것, 사회적으로는 전통적 문화, 개인적으로는 퍼스낼리티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과정이 아닌 결과로서 모방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모방할 수 없는 것을 우리가 중시해야 한다. 개인의 퍼스낼리티를 중시하는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우리의 전통을 현대화하고, 한국적인 것을 버리지 않을 때 우리는 모방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