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화장율이 1994년 20.5%에서 2005년 52.6%로 50%를 넘었는데 2015년에는 80.6%로 사망자 5명 중 4명은 화장을 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화장을 하는 이유는 관리가 용이하고 매장에 비해 쉽고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절차가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발생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화장한 유골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항이다.

화장 후 유골의 장례방법은 매장, 납골당 봉안, 자연장, 산골(散骨) 등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고민되는 사항이다. 매장은 화장한 유골을 땅속에 묻는 방법이며 땅속에 묻혀진 유골은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납골당 봉안은 건물형태의 봉안당, 분묘형태의 봉안묘, 탑형태의 봉안탑, 벽면형태의 봉안벽 등으로 나누어진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뼛가루를 나무나 화초, 잔디 아래에 묻는 장례방법이다. 나무 밑에 묻으면 수목장, 잔디 밑에 묻으면 잔디장, 꽃 옆에 묻으면 화초장이다. 묘지난에 허덕이던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한 후 독일 등 각국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우리나라에는 2008년 자연장이 허용된 후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산골은 바다에 뿌리거나 강물에 뿌리거나 또는 조상의 선영에 뿌리거나 공원묘지의 산골장에서 처리한다.

지난주 잘 아는 지인이 돌아가신 후 화장을 하게 됐는데 본인의 유언이 화장을 해 고향 선영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어딘가 흔적이 있으면 관리에 부담이 되니 육신은 고향 땅에서 흩어지고 영혼은 하늘나라로 가는 소망을 담았음이다. 그럼에도 한줌의 재를 고향땅에 뿌리고 오는 기분이 매우 허전했다. 며칠 전에는 지인의 가족이 돌아가셔서 상가에 가게 됐는데 화장을 하지만 공원묘원 좋은 곳에 모시고 싶다고 하여 장지를 선택해 달라고 했다.

공원묘지를 방문하니 몇 곳을 소개해 준다. 첫 번째 후보지는 공원 초입 주차장 뒤 중앙의 가장 낮은 곳이며 성묘하기 좋은 곳이다. 두 번째 후보지는 산 능선이 내려오는 좌측편 경사가 진 곳, 남향의 햇볕이 잘 드는 곳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공원의 중심용맥이 내려와 저수지를 만나기전 평평한 곳이다. 이곳이 맘에 들어 사방을 조망하여 보니 산수가 조화롭다. 1.3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공원묘원의 평장묘터는 아늑하고 편안하였다. 산의 능선을 따라 모셔진 묘들을 살펴보니 유명 인사들의 묘가 즐비하다.

무덤이란 사람이 이 땅에 살았다는 증거요, 고인에 대한 추모의 장(場)이다. 점차 화장율이 늘어나 곧 90%를 넘게 될 것이다. 화장한 유골을 어떻게 자연으로 돌아가게 할 것인가? 땅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중화 시킨다.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다. 제한된 국토, 매장을 할 당시에는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산림이 훼손되었다. 그러나 화장한 유골의 처리에는 많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다. 화장을 하더라도 일정기간 추모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꼭 고향의 선산을 가지 않더라도 후손들이 편히 왕래할 수 있는 도시근교의 추모공원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공원묘지, 문중묘지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장법에 따라 유골을 모신다면 현재보다도 훨씬 더 작은 공간에서 처리가 가능할 것이다. 화장한 유골에 대한 처리가 공원묘지 내 매장, 자연장 등의 형태로 자연으로 쉽게 돌아가는 장법(葬法)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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