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도 공모자로 명시
대면조사 과정서 공방 예상

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지원을 조직적으로 차단했다는 의혹이 수사 결과 사실이라는 결론이 났다.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일명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해 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7일 구속기소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정책에 가담한 혐의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과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도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앞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 3명을 기소했으며 7일까지 7명을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비서실장 등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으로 하여금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 및 단체에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를 받고 있다.

블랙리스트가 조직적으로 작성·관리됐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 과정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등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정책이 실행됐다는 것이 특검의 결론이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정책의 공모자라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김 전 장관 등의 공소장에서 공모자로 지목됐으며 7일 법원에 제출된 김 전 비서실장 등의 공소장에도 피의자로 명시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 “공소장 내용에 피의사실로 일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특검보는 일정 조율 등의 문제로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최순실씨에 대한 조사가 미비하며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공소장 자체를 지금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조만간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며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가 많고 그런데 나는 전혀 그것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따라서 대면조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 측과 특검의 팽팽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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