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안 청주시 서원구 건축과 가로정비팀

전화가 온다. 골목길에 주차장애물이 많아 주차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차량 수는 늘어나는데 정작 차를 세울 공간은 부족하다. 아파트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원룸 밀집지역 및 주택밀집지역들은 골목길이 협소해 저마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폐타이어, 물통 등 주차장애물을 본인 건물 앞에 내놓는다. 골목길마다 이런 주차장애물이 많아지면서 동네 미관도 좋지 않고 더군다나 이웃 간 주차 문제로 갈등이 일어난다.

물론 도로법 상 골목길 내 주차장애물은 놓아서는 안 된다. 본인 집 앞이라고 해서 본인만 주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민들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누군가가 본인 집 앞 혹은 차고 앞에 차를 하루 종일 세워 놓아 통행도 어렵고 본인 차도 나갈 수 없다고 말한다. 상가에서는 재료나 물건을 싣고 내려야 하는데 상가 앞에 주차한 차 때문에 장사에 큰 지장이 생긴다고 말한다. 반면 차주는 골목길에 주차장애물로 인해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참으로 난감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근본적인 해결책은 골목길 간격을 늘리고 주차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올바른 시민 의식 확립이다. 다시 말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나만 쓰는 골목길이 아닌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골목길이기 때문에 시민들 서로의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단속 위주 보다는 시민의식 운동을 통해 이웃 간 서로 배려를 할 때, 갈등은 해소되고 골목길은 단순히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이웃 간 서로 정을 나누는 이른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서원구 건축과에서는 작년부터 사람 중심 공동체 문화 형성으로 이웃 간 정과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서원구 만들기를 위해 ‘이웃 간 나눔 공간, 행복한 골목길 운동’이라는 시민의식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웃 간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관 주도가 아닌 동 직능단체 주도 하에 주차장애물 자진정비 안내문 배부 등 시민의식 홍보활동을 펼치고 취약지역에는 시민들과 함께 일제정비를 추진해 정이 넘치는 골목길 조성에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부디 많은 분들이 참여해 행복이 넘치는 우리 모두의 골목길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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