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이벤트 명목 패키지로 아이템 현금 구매 조장
“학생들, 문화상품권 등 구입한 뒤 수십만원 펑펑”

“요즘 게임에 현질 한번도 안해본 애들이 어딨어요”

게임회사들이 설날이라는 명목으로 설날패키지를 만들어 일명 ‘현질(게임에 현금을 사용하는 행위)’을 조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오후 2시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PC방.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로 붐벼 자리가 꽉 차 있는 가운데 한곳에 여러명의 학생들이 모여 한 학생이 현질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

문화상품권을 동전으로 긁고선 등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3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A(13)군은 “세뱃돈을 받아서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서 현질을 했다”며 “나 말고도 세뱃돈으로 현질하는 친구들은 많다”고 말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현질을 하고 있다. 용돈을 받아 매달 현질한다는 B(18)군은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아 내가 쓰고 싶은데 쓰는건 잘못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게임에 현질을 한번도 안해 본 애들이 어딨냐”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보다 아이템이 좋지 않으면 같이 게임을 껴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서로 좋은 아이템을 갖기 위해 현질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현금 5만원~10만원에 달하는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다. 학생들이 즐겨하는 한 게임은 확률형 패키지로 좋은 아이템을 얻을 확률은 0.145%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극도로 낮은 확률을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때문에 패키지를 구입하고도 만족하지 못해 또 다시 현질을 하는 경우가 나오게 된다.

현금결제 시 부모의 동의 없이도 간단하게 결제할 수 있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많은 학생들이 게임에 많은 돈을 쓰고 있고, 자신들의 잘못된 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PC방을 운영하는 C(46)씨는 “설날이 끝나면 많은 아이들이 틴캐시, 문화상품권 등을 들고와 수십만원씩 게임에 현질을 한다”며 “이런 학생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점을 모르고 있으며, 한번 현질의 유혹에 빠져들면 그만두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부모님의 경우 아이들이 현질을 하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은 부모님이 PC방을 찾아와 현질한 것을 환불할 수 있냐고 묻는 경우가 있지만 패키지를 사서 한번 사용하면 환불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PC방 주변 편의점을 운영하는 D(34·여)씨는 “설날을 전후로 문화상품권을 사러 오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다”며 “편의점을 운영하기 전까지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한번에 수십만원씩 현질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게임 현질이 잘못됐다는 구체적인 교육을 마련하고, 국가에서 부모동의 없이 미성년자가 현금결제를 할 수 없게 법을 제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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