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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안희정 충남도지사 대권 출정식 현장에서
“세월호 선장처럼 국민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겠다”
2017년 01월 23일 (월) 20:16:59 김정애 기자 kjangey@hanmail.net
   
▲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는 처음으로 ‘5시간 전무후무 즉문즉답’토론 형식의 출정식을 가졌다. 안 지사는 ‘함께, 바꿉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우리 정치가 30년을 후퇴한 것 같아 안타깝다. 국가의 위기를 기회로 승화하자”는 내용의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온·오프라인 ‘5시간 즉문즉답’

이색 토크쇼 대권 출정식 눈길

사드배치는 박근혜정부의 ‘덜컥수’

결정은 잘못됐지만 뒤집기는 힘들어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

3권분립 존중 정치적 소신 밝혀

과거 정리 핵심은 진실을 밝히는 것

과거사 화해위원회 활동 계속 유지

관주도형 국가체제·9등급 관료제 개선

승진 근무평가제 대신 전문성 확보돼야

우정·우애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공정하게 당 후보 경선 임할 것

 

안희정(52) 충남지사가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중 처음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하는 정식출범식을 가졌다. 안 지사는 70, 80년대부터 현재까지 정치판을 주름잡고 있는 세대를 극복하고 30년을 내다보는 21세기형 정치, 시대교체를 주장하는 젊은 기수답게 젊은이들의 거리인 대학로에서 온·오프라인 생중계로 ‘5시간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라는 이색적인 토크쇼 형식으로 출정식을 진행했다.

안 지사 대선캠프 공식 대변인인 박수현 전 더민주의원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정식은 현장에 참여한 400여명의 관객과 광주,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소통의 자리였다.

회색 목폴라에 재킷을 입은 캐주얼한 차림으로 등장한 안 지사는 “나는 직업정치인이다”라는 말로 첫 포문을 열었다. 그는 16세에 혁명을 꿈꾼 이래 20대에 민주화 투쟁으로 감옥에 갔던 이력과 정계입문 과정,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한 번도 당을 떠나 본적이 없는 정당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으로서 30년간 이날을 꿈꿨다는 그는 “농부에게도 직업윤리라는 것이 있다.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자연과 하늘과 땅의 힘을 믿는 것과 같이 나는 정치인으로서 국민을 믿는 마음이 있다”며 대권도전 이유에 대해 “단지 박식함을 자랑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느끼고 살았던 시대의 고통을 주권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국민을 역사와 국가의 주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바른 원칙과 상식을 가진 지도력이 필요하다. 내가 바로 적임자”라며 따뜻한 마음과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내세우며 “현재의 민주주의 제도는 우리 반만년 역사가 만든 철학에 근거한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세월호의 선장처럼 백성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평소 살아있는 국내 정치인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았던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공정경쟁의지도 시사했다. 안 지사는 “내가 꿈꾸는 정치에 대해서는 1박2일 동안 말할 수 있지만 타인을 비판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어렵다”며 무조건적인 디스를 거부했다. 특히 탄핵국면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사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그것을 좇아가며 예리한 비판을 할 재간이 없었다고 인정하며 그 역할을 해준 국민께 공을 돌렸다. 그는 “국민들이 현 정부를 탄핵시켜 주었고 이제 다음 정부가 어떤 대한민국으로 나가야 하는지 묻게 됐다. 비로소 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가 대답할 차례”라며 객석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본인이 변호사라고 밝힌 객석의 첫 번째 질문자는 “시대교체를 내세운 안 지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제하며 “최근 민감하게 대두되고 있는 사드배치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영장기각에 대한 안 지사의 발언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앞서 사드배치와 관련해 안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배치는 박근혜정부의 ‘덜컥수’다. 바보 같은 결정이었다”고 언급하며 그러나 “국가 간 협의로 진행된 사드배치 문제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이었다.

안 지사는 “모든 정책 결정은 5천만 국민이 안전하고 유익한 것이 우선이다. 무엇이 안보외교상의 이익인가를 결정하는데 편 가르기로 일관한다면 망할 수밖에 없다. 국가가 잘못한 결정이라 하더라도 일단 존중하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한반도는 미군의 주둔을 허용한 나라다. 사드는 미국 해외주둔군의 자기방어용이다. 사드배치 결정은 잘못됐지만 이를 뒤집는 것은 한미전략 동맹관계를 뒤집는 일이다. 한미동맹을 어떻게 풀 것인지 조건을 보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영장기각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이라면 국민이 분노하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비난하며 공감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원칙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며 “합법을 가장한 정의롭지 못한 상속, 순환 출자 등 재벌의 독점적인 권한 남용을 혁신해야 한다”는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역설했다.

그는 이어 “3권 분립을 존중해야하는 정치인으로서 사법부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단지 특검에서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좀 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재판과정에서 유무죄를 무겁게 따져 그에 상응하는 죄 값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구속을 바라는 국민적 감정도 중요하지만 수사방어권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보장해 줘야 한다는 원칙이 정치인의 바른 태도”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덧붙여 이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국민들이 정식재판과 판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면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회, 즉 정당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토론을 직접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SNS 상에 올라오는 댓글을 읽어주거나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분이 ‘점점 빠져가네요’라고 댓글을 다셨는데 사실 제게 그런 매력이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 누리꾼이 “문제는 경선에서 어떻게 이길 거냐”고 솔직한 질문을 던지자 “이건 나중에 답하자, 심각한 문제여서”라고 미루기도 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한 관객은 인권문제와 외래어 사용 범람에 대해 대권주자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인권에 대해 “아이러니 하게도 인권이라는 단어는 제국주의 침략자들이 자신들의 침략수단으로 이용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며 “사회의 도덕과 관행을 뛰어 넘는 가치는 없다. 인권의 보편적 가치는 5천만 국민들의 이익과 관련된 인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질의자는 안 지사의 시대교체론에 대해 공감하지만 과거 정부의 적폐청산, 지역갈등, 남북화해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안 지사는 “MB정권과 박근혜정부에서 자행된 비민주적인 모든 정치행태와 같은 일은 앞으로 발 못 부칠 것”이라며 “친일문제 등 과거사 정리는 노무현정부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친일인명사전을 마무리했고 일제 강점기 부정재산환수 조치도 이루어졌다. 남은 것은 친일역사가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후손들과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학자들이다. 이들은 청산할 과거가 아니라 극복할 현재의 모습”이라며 “식민시대, 분단, 지역갈등 등 과거정리의 핵심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과거사 화해위원회 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이미 국민에 의해 청산됐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민주주의 대안, 어떤 대안을 만들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며 문 전 대표가 내세운 ‘청와대 광화문 이전’은 대안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영호남 등 해묵은 지역갈등, 지역주의에 대해 다름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차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제하며 자치분권만이 중앙집권,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 지사는 SNS상에 올라온 “연두부 같다”는 표현에 대해 “최근 탄핵정국에서 영혼이니 우주니 하는 좋은 단어가 왜곡됐다”며 청중에 웃음을 선사한 뒤 “사람은 육신과 함께 영적인 존재다. 종교를 떠나 사람들은 늘 기도한다. 두려울 때나 수치스러움 느낄 때 나를 잡아달라는 기도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고통은 돈과 물질 외에 기도하는 대상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물질, 그 이상의 가치를 말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기도가 내 마음의 경화를 막는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어떤 직업이든 그에 상응하는, 감정이나 땀의 고통을 요구한다며 정치 역시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고통과 영광이 함께하는 직업으로 누군가 ‘저녁이 있는 삶’을 주장할 때 단순하게 밥을 먹는 사람을 떠올리기 보다는 ‘철학이 있는 삶’을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출정식은 관객들이 컵밥을 먹으며 20분정도의 쉬는 시간을 갖고 쉼 없이 이어갔다. 안 지사는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온 고려대 동기 10여명과 ‘광야에서’를 열창하기도 했으며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객석에 등장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양 감독은 감독 일을 하다보면 공무원들과 부딪칠 때가 많다며 100만이 넘는 우리 공직사회의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충남도지사로 어떻게 공무원들을 이끌고 있는지 듣고 싶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우선 관주도형의 국가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충남도의 경우 “각 분야별 외부의 정책자문위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도의 실국장들과 한몸이 돼 머리를 맞대고 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내놓는 역할을 한다. 현장 자문가들과 이론가들이 토론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결과가 도정에 반영된다”며 이와 함께 “9등급으로 나눠진 관료제를 깨야 한다. 오직 승진을 위한 근무평가제를 바꿔 각각의 전문성이 확보되고 특징에 맞는 보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직사회의 기능은 강력해지고 간섭은 작아져야 한다”며 충남도정 운영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같은 친노세력의 주자로서 문 전 대표와의 경선과 관련한 질의가 SNS상에 많이 올라오자 안 지사는 “형제의 뺨을 때려야 하는 것이 정치라면 하지 않겠다. 민주당 후보로서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우정과 우애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이며 공정하게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국정운영과 관련해서는 ‘안정과 통합’을 주요과제로 제시하면서 “헌법의 의회중심제적 요소를 존중한다.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주겠다. 총리는 내각을 통할하며 내치에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복지정책과 관련해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 시혜적 정치와 포퓰리즘은 청산돼야 한다”며 더민주의 ‘보편적 복지’ 노선에서 비껴난 중도 노선을 암시하기도 했다. 청년실업수당 지급 등 기본소득을 들고 나온 이재명 성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차별화 하면서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성실한 근로가 배신당하거나 노동의 가치가 억울하게 착취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가 연일 일자리 창출 등 경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안 지사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경제에 관해 특별히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난 여섯명의 대통령이 펼친 정책을 이어가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역대 정부가 제시한 여러 좋은 공약들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는데 집중하면서 국가통합을 대의명분으로 삼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날 현장에는 안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와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참여정부 인사들을 비롯해 방송인 홍석천씨,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민주당 김종민·조승래·정재호 의원 등이 함께 했으며 문 전 대표의 측근인사들인 전해철·박남춘·최인호 의원 도 응원차 참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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