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충북대 의대 연구…환자 자율성 침해 여부는 의견 엇갈려

암 환자와 그 보호자, 암 전문의 중 90% 이상이 치료 결정에 가족의 참여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과 박종혁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국내 암 환자 및 가족 725쌍과 이들을 진료하는 암 전문의 134명을 대상으로 설문·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이 이들에게 환자의 치료 결정에 가족이 참여해야 하는지 묻자 대다수의 암 환자(94.8%)와 가족(97.4%), 암 전문의(98.5%)가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암 환자와 가족 90% 이상은 가족의 참여가 치료 결정, 의사소통, 심리적 지지를 돕는다고 응답했다. 암 전문의 역시 치료 결정(76.1%), 의사소통(82.8%), 심리적 지지(91.8%) 등 긍정적 효과에 대체로 동의했다.

단 환자의 자율성 침해 여부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암 환자(68.6%)와 가족(60.7%)은 가족의 참여가 환자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봤지만 암 전문의 56.8%는 위협한다고 판단했다.

가족의 참여가 오히려 치료 결정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응답 역시 환자(21.5%), 보호자(23.7%)보다는 암 전문의(34.3%)의 비율이 높았다.

엇갈린 의견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참여가 조화로운 결정을 이끈다는 데에는 환자(92.5%), 가족(94.9%), 암 전문의(96.3%) 모두 큰 이견이 없었다.

박 교수는 “전반적으로 가족은 환자의 치료 결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환자의 자율성을 해칠 수도 있다”며 “앞으로 가족의 긍정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환자와 가족 모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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