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지난주 통계청의 2016년 청년실업률 발표에 의하면 전국 평균이 9.8%로 2015년보다 0.6% 상승했다고 한다. 지역별로 강원(2.5%↓), 대전(0.8%↓), 충북(0.6%↓), 인천(0.4%↓), 경남(0.3%↓)의 실업률이 하락했지만, 그 외 지역은 모두 나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전체 실업률이 3.7%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아서 실업자 100만 명 시대를 열고 있다. 그 가운데 청년층 실업률은 최근 3년 연속 9%대를 기록하면서 수적으로도 43만5천명이나 된다.

통계치 때문인지 다음 달 졸업하는 학생 가운데 취업 되었다고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주는 학생이 없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올 경기가 좋아져서 청년층 실업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졸업이 실업이 되고, 졸업이 절망이 되어서, 학생들은 졸업하기보다 졸업을 늦추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대학 재학이 4년이 아닌 5년이 되고, 휴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대학은 진리의 장이 아닌 취업의 장이 되어 학문보다 산학협력을 강조하고, 지식보다 스펙을 만들고, 그나마 예측성이 있는 공직 시험에 매달려 공시 공화국이 됐다.

많은 국가가 추구하는 복지국가는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복지의 증진과 확보 및 행복의 추구를 국가의 중요한 임무로 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물질적 개념으로 복지국가란 실업자가 없는 국가를 의미한다. 실업자가 있을 때 실업보험으로 구제하는 것이 복지국가이다. 우리의 경우 실업보험이 명목적으로는 있지만, 취업 못 한 대학 졸업자를 위한 제도는 아니다.    

청년 실업의 해결책으로 청년창업을 부르짖는다. 그러나 창업자 통계를 보면 90%의 창업자들이 5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모든 것을 쏟아서 창업한 청년층의 경우 창업이 무덤이 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청년 창업의 실패율이 높은 상황에서 청년 창업에 의한 청년 실업자 구제 정책은 어떤 면에서 시한부 환자의 생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경기 후퇴는 당신 이웃이 경기 침체는 당신 자신이 실업자가 된 때를 말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청년 실업이 이웃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가 된 2%대 경제성장이라는 경기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생 선배로 그리고 선생으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상담할 때가 가장 마음이 괴롭다. 졸업을 앞두고 취직하지 못한 것이 4년 동안 열심히 하지 않은 자네의 인과응보라고 눈물 나올 정도로 꾸짖을 수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무작정 희망을 줄 수도 없다.

개인의 진정한 자유는 경제적 안정과 자립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자유를 추구하는 젊은 영혼들이 괴로워하지 않고 자유를 누리고, 삶에 희망을 주어야 하는 것이 국가와 정치가 할 일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는 없고 정권만 가지고자 하고, 선장이 없다고 배가 움직이지 않는 국가가 됐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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