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북예술고 교사

제가 사주 명리학 공부를 덮으면서 명리학 공부를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서 얻은 답이 있습니다. 저는 명리학 공부를 할 때까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저처럼 생각하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제 뜻처럼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명리학을 공부한 후에야 나 같은 사람은 크게 확률로 따져도 10분의 1에 불과하며, 나아가 나처럼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만 저처럼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엄청난 외로움이 밀려듦과 동시에 비로소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세상에 가득 찬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뒤늦은 후회가 따라왔습니다. 제가 얼마나 무지 무식 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정리되자 세상사는 일도 간단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나와는 다를 남을 이해하고 그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 앞에 나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결론은 제 인생에서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키려고 애쓰며 사는 중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세상 사람들을 이해할까요? 도대체 세상에는 나와 다른 인생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요? 어떻게 그들을 알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건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분류를 하며 그들의 삶을 배우는 것일 겁니다. 그렇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평생에 한계가 있죠. 좀 더 폭 넓게 세상 사람을 보자면 어떻게 할까요? 그때 적절한 답이 남의 인생사를 읽는 것입니다. 평전이나 자서전 같은 것을 읽는 것이죠. 그런 인물사 중에서 고전은 무엇일까요? 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마천의 사기입니다.

한나라 무제 때 사관이던 사마천은 아버지 때부터 정리한 중국의 역사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사기라고 이름 붙입니다. 그 안에는 국가를 이루었던 왕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들을 섬겼던 제후들의 이야기가 나오며, 또한 그 시대를 산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것을 각각 본기, 세가, 열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 시대의 지표가 될 만한 자료를 정리하여 각각 표와 서라고 했습니다. 사마천이 정리한 이 편제는 후대로 내려가며 역사서술의 형식으로 정착합니다. 즉 한 왕조가 망하면 그 뒤를 이은 왕조가 앞 왕조를 위와 같은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한서, 수서, 당서, 구당서… 해서 중국의 역사는 25사로 정리되고,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아서 삼국사기, 고려사가 있습니다.

사기의 내용은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는 단골 소재가 되었고 이미 한 번 나온 것들도 재탕 삼탕을 이루며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자신들에게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번역했습니다. 그러다가 비로소 완역본이 나온 것입니다. 그 중에서 열전만을 여기서 소개합니다. 필요하면 다른 부분도 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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