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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칼럼] 붉은 닭의 울음소리
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2017년 01월 08일 (일) 18:33:01 충청매일 webmaster@ccdn.co.kr
   

예로부터 새벽을 여는 첫닭의 울음소리는 부지런함과 청순(淸純)한 마음의 상징이었으며 앞날을 굽어보는 예지력(銳智力)도 있다했다. 이제 다사다난 했던 격동의 병신년 한해가 가고, 정유년 새해 여명(黎明)을 알리는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전과달리 구슬프게만 들리는 것 같다.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사태가 심각하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도살 처분이겠지만 3천만 마리가 넘는 사상최대의 대량학살이다. 알을 낳아 대를 이어가는 산란계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달걀 품귀현상으로 계란 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15개월 이상 지속 될 전망이라는 전문가의 예상이다. 이를 두고 어찌 닭의 울음소리가 슬프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아무대책 없이 철따라 오가는 철새만을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닭의 울음소리만이 아니다. 지난가을부터 서울의 밤은 주말마다 촛불 물결이 광화문 거리에 수를 놓았고, 태극물결도 거리를 뒤흔들었다. 정말 조마조마하고 불안한 한해였다.

저마다 답답하고 의분(義憤)에 찬 마음을 밝히려는 불빛이고 태극 물결이었다. 수준 높은 평화집회의 품격을 보여주었지만 미디어와 민도(民度)에 부응하지 못한 정치권에 아쉬움만이 남는 한 해였다.

오늘의 우리의 혼돈이 내일의 새로움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마음에 칼끝을 높이세우고 찬바람 눈보라 속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고 태극물결은 여전하다.

앞으로 우리에게 밀어닥칠 경제위기의 영향을 생각하면 어둠을 뚫고 여명을 알리는 붉은 닭의 힘찬 울음소리가 울려줄지 도저히 믿음이가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부富의 쏠림 현상은 OECD회원국 중 속도 면에서 최고라고 한다. 금수저, 흙수저, 갑질 등 신조어가 난무한 것은 오래되었고. 요즘은 자영업자의 몰락, 청년실업, 가계부채의 급증에 김영란 법까지 겹쳐 민생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탄핵정국에 정치경제의 불확실성, 노동개혁, 산업구조개혁은 표류하고, 조기대선을 앞둔 4당정치권에 포플리즘이 기승을 부린다면 정유년 새벽닭의 울음소리는 더욱더 슬퍼질 것이다.

단순한 위기관리수준을 넘어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 내겠다는 결기와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싶다.

탄핵과 대선정국의 혼란한 경제 불안을 안정시켜나가도록 정치권도 당리당략을 떠나 성장 활력, 구조개혁을 위해 힘든 싸움을 해야 하는 경제팀에게 힘을 싫어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새해에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경제를 되살릴 해법에 중지(衆志)를 모아 민생에 희망을 주는 현명한 리더가 나오길 바란다. 무엇보다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화합의 리더십을 보고 싶다. 그래서 촛불시위와 태극기를 흔드는 민의(民意)에 부응하여 정유년 새해에는 희망찬 붉은 닭의 울음소리가 여명(黎明)을 깨고 온 누리에 울려 퍼지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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