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새해가 되기 전부터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을 주고받는다. 이 말은 1월 한 달 그리고 구정까지 새해에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인사말이다. 우리에게 복은 노력해서 얻기보다는 운명적인 행운의 속성을 더 많이 가진다. 그래서 복이란 말 대신에 흥부의 큰 박에서 재물이 쏟아지듯 인사말로 “대박 나세요”라고 한다.

복과 관련해 유엔의 ‘2016년 세계 행복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행복 지수는 조사한 157개국 가운데 58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인 덴마크의 7.526과 비교하여 우리는 5.835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2005~2007년과 비교해 0.295 향상된 것이다. 여기에서 행복은 일 인당 GDP, 사회적 지원, 건강기대 수명, 삶에서 선택의 자유, 관대함, 부패인지도 등으로 측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개인의 행복은 개인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닌 개인이 아닌 다른 외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 행복지수의 표준편차는 2.155로 전체 조사 국가의 표준편차 순위에서 96위를 차지하고 있다. 표준편차가 가장 작은 국가인 부탄의 1.294과 크게 비교된다. 이처럼 표준편차가 크다는 것은 행복 불균형도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수치가 2005~2011년과 비교해 0.011로 증가하고 있다. 점점 나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엔 보고서에서 행복지수가 84위인 부탄이 가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언급되곤 하는 데, 그 가장 큰 이유가 행복에 편차가 작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행복 보고서가 행복의 절대적 지수를 측정하고 있지만, 그 응답은 상대적으로 응답하는 요인이 많다. 사회의 불균형은 이러한 상대성을 더 키워준다. 통계적으로 보면 우리의 소득불균형지수는 2013년 기준으로 0.302로 OECD 국가 가운데 17위로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체감지수는 이보다 나쁜 것으로 인식한다.

개인의 행복은 사회 속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개인의 행복은 모두 남의 불행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행복은 사회 전체적으로 제로섬 게임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 행복이 부와 권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사회에서 저마다 행복을 추구하다 보면 사회의 부와 권력이 편중되고,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개인의 행복감은 줄어들게 된다.

가난이 행복의 가장 큰 적이기는 하나 최저임금이 증가하고, 소득이 늘어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운수대통으로 대박 난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사회가 평등하고, 상대적 박탈감이 없을 때 커진다. 새해에는 모든 국민이 복을 많이 받기보다는 노력한 만큼 대우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금수저라고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사회가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누어 가져서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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