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우리 문화, 경제, 환경에서 핵심 부분은 과학과 뿌리 깊게 얽혀 있다. 그러므로 과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과학적 이해를 하는데 수단은 개념적인 모형을 세우는 일이다. 모형은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실제 자연계에 대한 가상 시뮬레이션이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모형의 좋은 예는 도로 지도이다. 지도 위에 그려진 선은 진짜 길이가 아니다. 그렇지만 지도는 도로의 상대적 위치, 도로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 도로의 방향 등 실제 e로의 많은 특성을 모형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이런 도로의 특성 대부분은 우리가 도로 지도를 이용할 때 관심을 갖는 항목들이다.

우리가 원하는 정보는 대부분 담고 있으면서 원하지 않는 정보는 실지 않는 지도는 실제 도로를 우리 목적에 알맞게 그린 좋은 모형이다. 어떤 모형이 좋은지 아닌지는 우리가 그 모형에 무엇을 원하는지에 달렸다. 또한, 모형의 가치는 그것에 바라는 정보나 이해가 어떤 종류인지에 달렸다. 지도를 예로 들면, 시내 도심 지역을 찾는 용도인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로 가기 위한 용도인지에 따라 좋은 지도라는 기준이 달라진다.

어떤 경우는 기존의 모형이 우리가 관심을 두는 어떤 과정이나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썩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모형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을 수도 있다. 모형을 약간 변형하거나 늘리거나 다듬으면 사물을 이해할 수도 있다.

과학 모형의 일반적인 양상을 한가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수학 모형의 가치이다. 지금 까지 우리는 현실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모형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왔고, 때로는 이것이 새롭게 이해하고 진전을 이룰 만한 적절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때때로 개념 모형은 단지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두 번째 단계는 개념 모형의 수학적 표현이다.

아주 간단한 수학적 모형에 대한 예를 들어 보자. 어는 동네에 교차로에서 교통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차량 흐름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시간 조정을 해야할까? 하루 전체를 기준으로 할 때 양쪽 거리에서 불편을 겪는 사람 수를 동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 좀 더 발전하자면 우리는 이 상황에 맞는 이상적인 수학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이 보기는 모형에 대한 몇가지 흥미로운 점을 보여준다.

실생활의 상황에 맞는 수학 모형을 만들려면 이상화와 어림셈이 꽤 많아야 하며, 모형을 이용하면 구하기 어려웠던 특정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가 만든 어림셈이 목적에 맞게 현실에 충분히 근접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형을 휴러스틱으로 검증해 볼 수 있다. 즉, 이 동네에 불만 사항이 나도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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