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숙국립청주박물관 자원봉사회

밝은 햇살과 함께 열려진 아침이 반갑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더욱 짙은 초록향기를 싣고 와 하루를 싱그러움으로 피어나게 한다. 지난 주에는 태풍 ‘민들레’가 지나갔다. 요즘은 비가 무량으로 오는 계절이다. 비가 줄창 올 때는 마치 수중전이라도 펼치는 듯 수선을 떤다.

방 바닥도 눅눅하고 옷도 신발도 습기가 배 이를 몰아내고자 선풍기도 동원하고 공기 청정기도 켜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어떻게 하면 실내의 찐득함을 쫓을까 요즘처럼 주부의 손길이 바쁜 적도 드물다. 입을 거리, 먹을 거리 가족들이 불편함이 없이 제때 제때 제공하려면 여간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된다.

온도가 높고 습도가 높으면 불쾌지수가 높아서 일까. 생활속에 함께 하는 사람들과도 사소한 일에도 잘 부딪힌다. 어느 경우에는 짜증 백퍼센트. 이런 속내를 고스란히 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지레 느껴서일까. 뽀송뽀송한(?) 사연이 그리워 휴대전화를 걸어봐도 신통치는 않다. 마음에 불편함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내버리기까지 한다.

이내 후회로 이어지면서도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이 우리 가슴 속에 더 잘 쌓이나보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가볍게 지나지만 일상이 삐걱일 때는 마음조차 소란하다. 하나의 무슨 일을 맞닥뜨리면 360도 회전하는 거울에 언뜻 비춰봐야한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럴 틈이 없다. 360도는 커녕 절반의 각도도 생각해 볼 수 없이 긴박하게 돌아간다.

일년을 편의상 절반으로 나눈다면 후반기에 접어 들었다. 지난 몇 달동안 우리에겐 어떤 일이 있었는가.

좋은 기억보다는 힘든 일이 먼저 떠오른다. 며칠 전, 상당공원 앞 시내버스 정류소, 긴의자는 수리를 했는지 넓은 판자에 ‘양생중’ 이라고 쓰여있다. 시멘트가 햇볕에 잘 마르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팻말이다. 우리 주변에 힘든 일이 생겨 우울함이 없도록 그리고 대한민국 장마에 별 피해없이 무사하도록 7월은 양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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