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책의 도시, 청주
[기고]책의 도시, 청주
  • 충청매일
  • 승인 2016.12.2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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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덕 도서관 평생학습본부장

영국의 브리스톤과 버밍햄의 중간쯤, 아일랜드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웨일스 지방의 작은 마을인 ‘헤이 온 와이’는 1960년대 초만 해도 쇠락해 가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 허물어져 가는 중세 고성(古城) 아래로 탄광촌이 형성돼 있었으나 석탄 경기가 사라지면서 황폐해졌다. 이처럼 도시화의 영향으로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린 채 몰락해가던 초라한 모습의 ‘헤이 온 와이’가 전문서점으로 가득 찬 매력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한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좋아했던 리처드 부스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래된 성과 버려진 집, 창고들을 하나둘씩 고서점으로 변모시키고, 연달아 성공을 거두자 40여개에 달하는 서점이 들어선 세계적인 책 마을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주제와 규모에 따라 매력을 달리하는 여러 곳의 서점들을 바탕으로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5월이면 ‘헤이 페스티벌(Hay Festival)’이라는 문학 축제가 열린다.

소박하고 유서 깊은 마을 풍경을 벗 삼아 아동문학·역사·철학·종교·지도·사진·영화 등 여러 분야의 고서들을 두루 접할 수 있는 서점은 물론이고, 권투·벌·아메리카 원주민·찰스 디킨스 소설 등 특정 주제 도서를 취급하는 고서점들까지 구경할 수 있고, 세계 각지에서 찾아 오는 여행자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어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축제이다.

우리 청주시에서도 책을 주제로 한 문화정책 발굴에 한창이다. 동네의 작은 서점 살리기 노력은 물론이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와 출판사도 함께 상생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 중이다. 그래서 2017년도에는 청주시 권역에 있는 공공도서관이 작은도서관, 동네서점, 지역작가, 출판사 등 관내 독서 인프라와 시민간의 가교 역할을 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독서환경을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도서관 서비스가 쉽게 미치지 않는 읍면동에 위치한 초등학교와 함께 교과연계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도서관 주간(4월 17~23일)동안, 청주시민 모두가 책과 독서를 기반으로 다채롭고 흥미로운 체험행사와 평상시에는 만날 수 없었던 유명 작가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동네 서점을 중심으로 지역작가들과 만날 수 있는 릴레이 토크 콘서트 무대를 꾸미고, 책과 관련된 특별 전시회를 여는 등 청주시만의 정체성을 담은 책 축제를 추진해 시민들의 독서력 향상은 물론 청주시를 한국의 헤이온 와이, 책의 도시 ‘청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아울러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오던 ‘책읽는 청주’ 시민독서운동을 기존 청소년 이상 추진해오던 것에서 대상을 어린이까지 확대함으로써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에게 책읽기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고자 한다. 이러한 다양한 정책의 기본으로는 각 권역별 도서관의 도서 확충이 충분히 선행돼야 한다는 여러 계층 시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해 2017년도 도서구입비를 본예산과 추경까지 순차적으로 40억을 투입, 시민 1인당 도서보유비율을 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청주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도서관 행정을 역동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이유는 시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지역내의 독서생태계 공존공영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청주시의 관심과 지원도 높아진 이유도 상당히 크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 최고의 작가로 입지를 굳힌 조앤롤링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데 마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 내면에 이미 그 힘은 존재합니다. 우리에겐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녀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 상상력과 창의력만한 것은 없다. 그리고 책읽기는 상상력과 창의력에 날개를 다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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