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헌 소방안전협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지난달 30일 새벽 2시8분쯤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상가 839개 모두 잿더미가 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어떻게 하면 이런 대형화재를 예방하고 피해를 저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근본적 방안 두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안전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현대 사회는 위험사회다. 이는 1986년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이 출간한 그의 저서 ‘위험사회’에서 경고한 것으로서 20년이 지난 지금은 위험이 더 증가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현대는 또한 자율안전 시대이다. 이는 국민 각자의 안전을 위해서 스스로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화재예방과 화재 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소방공무원들이 많은 훈련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화재발생 직후 나의 생존과 피해최소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골든타임에 화재현장에 있는 나의 행동이다. 소방서에서 화재현장까지 이동, 상황 파악, 대응, 구조시간 등을 생각해 보면 골든타임에서의 나의 행동이 생존과 피해최소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안전사회를 위한 사회구성의 가장 기본단위로서 가정에서부터의 자율안전실천이다. 자율안전시대에 화재에 대비해 우리는 가정에서 어떤 계획과 실천이 필요한가?

소방선진국인 미국의 예를 보면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2010년 미국 방화협회(NFPA)에 의하면 주택화재에 대비해서 71%의 사람들이 피난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중 47%는 실제 피난연습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96%의 응답자가 주택화재경보기(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였다고 한다.

위험사회!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고 경고하는 세상! 가정에서부터 화재예방을 하고 피난계획을 세우고 연습하며 주택화재경보기와 소화기를 설치하는 자율안전 활동을 실천한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안전하게 되지 않을까? 가정에서부터 자율안전이 잘 이뤄지면 사회의 자율안전도 잘 이뤄져 안전문화가 정착되고 안전사회가 구현되어 대형화재를 예방하는데 피해를 저감하는데 큰 기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난방을 위해 화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겨울이 깊어간다.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보다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가정에서부터 자율안전을 계획하고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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