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 송년가족음악회

▲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단장 김요식)’이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선프라자 컨벤션센터에서 송년음악회를 개최, '첫눈 오는 날 만나자'를 부르며 관객들에게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음악’으로 똘똘 뭉친 중년 남성들의 우정의 하모니가 세상을 향해 울려퍼졌다.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단장 김요식·(주)선프라자 회장)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2016 송년가족음악회’가 16일 오후 6시 30분 청주 선프라자 컨벤션센터 신관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들을 중심으로 단원들의 숨겨둔 끼를 보여주고, 초청가수 권인하씨가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합창’으로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 주인공인 무대다. 웅장한 하모니에 ‘나눔’으로 따스함을 더하고, ‘가족’을 향한 마음을 곱해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내는 행복한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본다.

●‘우정’의 하모니

2014년 5월 30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깔끔한 턱시도 차림의 중년 남성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직장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지만 ‘노래’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합창’과 인연을 맺은 이들의 첫무대를 위해서다.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 창단음악회가 열린 그날. 설렘과 떨림으로 가득한 무대는 김학근 지휘자의 지휘와 충청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 아래 가요와 팝송, 민요를 합창곡으로 편성해 남성 특유의 묵직하면서 깊은 울림이 담겨진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성공적인 첫 무대 뒤에는 악보를 본 적도, 성악을 배워본 적도 없는 중년 남성들이 창단 9개월만에 안정적인 화음으로 노래를 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도왔던 김요식 단장과 김학근 지휘자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 단장은 이강희 한국교통대 음악학과 교수로부터 합창단 제의를 받고 창단을 결심했다.

첫모임에 참석한 단원은 100여명이었고, 강제성이 없는 모임이기 때문에 추후 자연스럽게 60여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생활이 바쁜 사람들이었지만 연습하는 날인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는 어김없이 청주 선프라자 컨벤션센터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노래했다.

왕년에 노래 좀 했다는 중장년들이 모였지만 처음부터 하모니가 쉬운 건 아니었다. 저마다의 목소리 개성이 도드라졌고, 테너·바리톤 등 자신에게 어울리는 파트를 찾지 못해 불협화음도 생겨났다. 하지만 단원들은 점차 합창은 옆 사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무대에 설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파트별로 지도자를 초빙해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김학근 성악가를 지휘자로 초빙하고 이문희 충청대 실용음악학과 교수를 단무장으로 합창단의 형태를 갖췄다.

2013년 9월 드디어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로 창단됐다. 같은해 12월 가족송년음악회에서 소박한 첫선을 보이고, 다음해 5월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정식 예술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5월 정기공연과 12월 송년가족음악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성악인들과 입을 맞추고, 올해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귀에 익숙한 7080세대의 추억과 낭만이 있는 다양한 가요들을 무대에 올려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사랑’의 하모니

사업가, 직장인, 아버지, 남편 등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수많은 수식어를 버리고 ‘합창단원’으로 무대에 선 그들의 용기 뒤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가족들이 있었다.

창단 이후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 단원들은 매년 연말 ‘송년가족음악회’로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게 그리고 합창단을 사랑하는 모든이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노래에 담아 전달한다.

이때는 단원들의 숨겨진 끼를 선보이기도 하고, 단원들의 가족들이 만든 특별한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아마추어들의 연주회지만 직장과 사회생활에 찌든 중년 남성의 모습에서 벗어나 음악으로 꿈을 찾는 멋진 아버지들의 모습을 재조명해 초청된 가족들은 물론 관람객들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서로 일상이 바빠 잘 만나지 못해도 이날만큼은 아버지를, 남편을 응원하기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최고령 단원인 이규진(63)씨는 일년에 한번 이 음악회에 오형제와 영국에 있는 아들까지 함께 모인다고 한다.

이씨는 “나의 직업은 약사지만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 이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를 수 있는 꿈을 이 곳에 이뤘다. 가족들을 초청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떨리지만 이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며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담은 노래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나눔’의 하모니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이 지난해 12월 청주아름다운가게 희망의나라로에서 ‘척수장애인돕기 일일찻집 및 바자회’를 가졌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꿈과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단원들은 향긋한 커피로 가득한 일일찻집를 준비하고 스스로 내놓은 물품들을 판매했다.

단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하면서 만들어낸 나눔의 기적은 1천만원의 수익금을 만들어냈다. 수익금 전액은 신웅식 충북척수장애인협회장에게 전달돼 지역 척수 장애인들을 위해 쓰여졌다.

‘친구들’의 목표는 ‘즐거움을 나누는 음악’이다.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음악’으로 친구가 되었고, 노래하며 찾은 즐거움을 여러 사람들과 나눌 차례다.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음악과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소외된 지역을 찾아 노래하길 원한다. 그들의 소리는 결코 청아하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하모니에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데워줄 사랑의 힘이 있다.

김요식 단장은 “노래를 통해 얻은 행복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는 뜻 깊은 행사에 한마음으로 참여해준 단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나눔의 향기를 발하며 이웃과 세상을 밝혀가는 단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행복을 부르는 묘약”

김요식 단장

“음악으로 ‘행복’을 찾고 ‘희망’을 나누겠습니다.”

충북남성합창단 옆에 항상 따라 다니는 한 단어가 있다. 바로 ‘친구들’이다.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이지만 ‘음악’의 끈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은 세대를 떠나 가장 행복한 친구가 됐다.

김요식 충북남성합창단 친구들 단장은 이 인연의 끈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는 “합창단 공연을 보면서 합창은 노래 부르는 사람 뿐만아니라 보는 관객들까지 행복하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로 합창단원 모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이 60여명. 처음에는 턱시도에 나비넥타이가 어색했지만 이제는 충북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합창단 중 하나가 됐다.

김요식 단장은 합창단원들의 두가지 특징을 꼽았다. 하나는 중후하고 분위기 있는 목소리와 열정을 지녔다는 것, 또 하나는 월요병이 없다는 것이다.

다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월요일 저녁 연습하는 날, 단원들의 빈자리는 찾기 어렵다. 없는 빈자리만큼 단원들의 음악적 수준도 높아가고 음악은 단원들간 우정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김 단장은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음악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두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짧은 시간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노래하는 모임을 통해 맛본 행복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노래를 함께 부르고 인생을 나눌 수 있는 회원을 모집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중년 남성이라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다.

김 단장은 “어려운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를 소리로 풀어가며 하모니를 만들어 지역에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모든 단원들이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있다”며 “노래를 하고 싶었거나 합창 경험이 있는 중년 남성들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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