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본격 입주·신규 분양 쏟아져...전세 가격 하락·역전세난 우려

입주물량 폭탄과 쉼 없이 이어지는 신규분양으로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전세가격 하락과 역전세난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금리 상승까지 겹칠 경우 ‘하우스푸어(HousePoor)’가 크게 늘어나는 등 주거 불안 문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8일 부동산 업계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2017년 충북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1만1천500여가구에 달한다. 2017년 분양예정은 1만8천500여가구다. 12월 현재 분양분까지 합치면 2만가구에 가깝다.

최근 몇 년간 집중됐던 분양에 따른 입주가 내년부터 본격 시작되고, 그동안 이어진 분양 호조세에 편승하기 위한 막판 물량이 쏟아지며 신규 분양도 줄지 않는 형국이다.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기존 아파트를 팔기 위한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는 쉽지 않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충북지역 아파트 매물(전·월세 포함)은 9천여건이다. 특히 신규 분양이 많았던 청주의 경우 7천여건에 달한다.

매물이 크게 늘었지만 미분양이 발생하고 내년 분양 물량도 줄지 않는 등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실제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실수요자들도 하락세가 이어지자 관망세로 돌아섰다. 거래가 어려워지자 가격을 낮춰 급매로 내놓은 물량이 급증했다. 부동산업계는 현재 청주지역 아파트 매물 중 60~70% 가량을 급매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4천만~5천만원 가까이 하락한 가격의 매물까지 등장했다.

가격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매매 대신 전세로 돌리든가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전세 역시 매매와 마찬가지로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 역전세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동안 비싼 임대료 등으로 전세물량을 구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겐 희소식이지만 역전세난에 미국발 금리인상까지 겹친다면 ‘하우스푸어’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하우스푸어는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과 세금 부담으로 인해 실질적 소득이 줄어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칭한다.

현재의 대출금도 갚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매나 전세까지 어렵게 되면 이사는 고사하고 이자폭탄에 가지고 있던 집마저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입주 물량 증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다시 보증금 반환, 대출금 상환 부담으로 이어져 급매물로 나오게 되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 같은 가격 하락세가 최소한 내년 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입주물량 폭탄은 내년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대책이 시장에 계속 영향을 줄 경우 관망세가 더 오래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신규 입주가 시작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인프라 구성이 마무리되면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가격 폭락이 일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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