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12월이다. 어느새 1년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다. 학교도 학년도를 마무리해야 할 일들로 분주하다. 그렇게 1, 2학년 기말고사까지 마무리가 되면 선생님과 교직원들은 학년도를 마무리해야 할 일로 많이 바쁘지만 학생들은 비교적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미 수능시험을 끝낸 고3 학생들은 대학 입학까지 다시 올 수 없는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진다. 중3 학생들 역시 고등학교 입학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런데 실은 이렇게 학생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선생님들은 긴장한다.

그동안 시험 공부하느라 억눌렸던 기운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자칫 일탈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볼 때마다 건전하고 바른 생활을 하라고 신신당부하지만 여전히 학생 사건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때가 바로 이즈음이 아닌가 한다.

학생들은 규칙적이고 바르고 건전한 생활을 하면서도 여유 시간을 어떻게 하면 보람 있고 건전하게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해 선생님이나 선배님 그리고 부모님의 조언을 받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막연히 하루하루를 그냥 지내다 보면 시간만 공연히 낭비하게 되고 또 별다른 계획이 없이 충동적으로 친구들과 휩쓸려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일탈의 길로 빠지기도 쉽다.

어떻게 하면 다시 올 수 없는 이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도 해보고 계획을 세워 실천하기 바란다. 당연히 학부형님들도 자녀들의 지도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당연히 자녀들과의 대화가 많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유 있는 이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물론 학생마다 주어진 처지가 다르다보니 전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단정적으로 권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사실 학생들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스스로 알고 있다. ‘부족한 공부를 할 것인가?’, ‘체력관리에 집중할 것인가?’, ‘교양을 쌓는 일에 치중할 것인가?’ 하는 선택은 이미 학생 스스로 마음속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본다. 무엇을 하든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하루하루의 시간 계획까지 세워 철저히 실천해 보자.

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 중에는 아르바이트에 빠져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해보고, 사회 경험을 쌓은 것이 꼭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리타분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필자는 이 시기를 독서에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좋은 시간에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마음껏 읽어 보면 어떨까? 그동안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를 한번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최명희 작가의 장편소설 ‘혼불’을 정독해 보았는가? 성경이나 불경과 같은 종교서적에 탐닉해 봄은 또 어떨까? 공부하느라 미처 챙겨 읽지 못한 그 많은 책이 아직 도서관 서가에 그대로 꽂혀 있는 채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시간은 흐르면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필자 역시 이미 흘러가 버린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많아 아쉽고 흘려버린 시간이 아까울 때가 정말 많다. 이제 우리 청소년에게 모처럼 주어진 황금같이 귀한 시간을 한번 제대로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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