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날씨가 추워지니 밖에 나가 손발을 움직이기가 싫어지는 때다. 그래서인지 시골 어머니는 방에만 계시면서 밖에 나가지 않으신다. 집안에 있는 쓰레기를 모듬 모듬 쌓아놓으시면서 냄새가 나도록 집안구석에 쳐 박아 놓으신다. 연세가 많으신지라 분리수거란 개념이 없으시다. 이해는 되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산업사회로 진입함에 모든 소비제품까지도 규격화 돼서 진공 포장되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물자도 저장·보관할 수 있는 기술발달로 먹을 것이 풍부하고 다양해졌다. 그런 만큼 편의를 추구하다보니 정제화된 일회용 식품과 고급의 포장 산업이 발달해 근사한 포장이 사람들의 호감을 주는 세상이 됐다.

분리수거 문제는 가계 개인 정부가 한 울타리 안에서 맞물려 잘 돌아가야 하는데 세계적 선진국이 되는데 모두가 따로 놀고 있다. 국내소비는 수입품이 절반인데다 기업은 해외로 빠져나가 생산을 담당하고 국가는 기업 위에 군림해 세금을 거두어 국부(國富) 증진 보다 국가운영자의 사적이익이나 챙기려드니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현 시국에서 더욱 걱정스럽다. 모두가 이기주의 발상으로 소위 ‘책임질 놈’ 없이 ‘떠넘기기 의식’이 팽배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일 비리를 캐어내는 일이 소식꺼리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 대 개인의 사소한 욕심이 ‘나비효과’가 되어 국가를 상대로 국민을 볼모로 하는 고도의 사기꾼이 되어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개인 스스로 책임을 지고 모든 걸 안고 새 출발하자고 해도 믿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언가? 모범을 보이는 지도자란 사람들이 인격과 지도역량도 없이 정치판에 끼어들어 자기희생이란 추호도 생각하지 않고 심지어 남의 희생을 강요해 자기 챙기기에 급급하니 국가란 수레가 잘 굴러가겠는가도 생각해 본다.

주말마다 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톱기사로 신문에 나가고 있다.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 ‘왜 젊은이들은 촛불시위를 하는가?’ 물어본즉, 기성세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경제성장을 추구하며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열어 왔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화 시대에 나라 안에서 해야 할 일이 없고 모두가 나라 밖에서 이루어지니, 밖에 나갈 여건은 안 만들어지고 국내에 머물게 되니 어디 희망이 있습니까? 기성세대들이 자리를 독점해 이들이 해외 유람 및 유흥에다 돈을 쓰니 어디 희망이 보입니까?’라는 젊은이들의 말이 와 닿는다.

어찌 보면 촛불시위 정국은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처럼 산꼭대기에 바위를 열심히 계속해서 올리는 것이 노동의 형벌이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패턴에는 어떤 의미도 희망도 없다는 게 더 무거운 형벌이 아닌가 싶다. 젊은이들은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버리고 시지프의 상황처럼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분류되지 않은 생산·소비·유통에서의 정경유착 비리 및 4대 사회악(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등이 제대로 분리돼 수거되지 않으면 국가의 수레는 희망과 도전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굴러갈 뿐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는 반복적 구태의연한 사고에 새로운 발상의 분리수거가 되는 전환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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