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갈등이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듯 개인이나 집단사이에 요구와 목표가 서로 달라 상호대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 평등과 인권존중을 이념으로 하는 민주국가에서는 사회 각 분야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치권의 갈등이 존재한다. 그것이 순기능을 가질 때는 국가사회발전의 기폭제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쳐 분열로 가면 위기를 가져온다.

이와 같은 갈등은 세계인류 사회, 문화, 종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0세기 초 1, 2차 세계대전은 지구촌을 피의 역사로 점철(點綴)됐다. 비참한 전쟁 참화를 겪은 인류는 아직도 크고 작은 분쟁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 국민은 3·15부정선거에서 4·19혁명을 경험했고, 5·16혁명 이후 군부독재와 항거해 치열한 정치 갈등을 경험했다. 최루탄, 물대포속에 데모만능 시대를 겪으면서 국민의식 수준도 고학력수준만큼이나 높아진 것이 아닌가. 지난 수차례 촛불시위가 있었다. 평화적인 수십만 군중의 촛불행진과 구호열창을 하는 평화집회를 보면서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정치 갈등은 보수 진보의 이념 분쟁이 아니다. 종교. 문화, 노사갈등도 아니다. 국가지도자의 통치행위의 중대한 결함 때문에 일어나는 비극이다. 독선과 아집은 소통부재를 낳고 그것은 결국 공명정대한 치도(治道)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거라고 국민대다수가 믿고 있었는데 설마 설마하다 보니 자꾸 터져 나오는 비리가 사상누각(砂上樓閣)으로만 볼 수 없지 않은가.

나라를 다스리는 리더십은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 화합의 바탕위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수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좌파세력의 남남갈등, 7년 만에 성사된 제주해군기지설치, 아직도 결말을 보지 못한 세월호사건, 계속되는 철도노조, 귀족노조, 늘 반대로 얼룩진 국회의 갈등을 보면서 대화로 접점을 찾아가는 소통의 문화가 아쉽기만 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다.

지금 우리국가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해어나지 못하고, 북 핵 위기는 날로 고도화되고, 국제정세는 동북아에 미·중 패권 다툼에 국가안보가 걱정스럽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한미방위조약, FTA협정도 신고립주의로 국익을 우선한다고 하니 한순간도 안심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에 국가 정치 리더가 흔들리고 혼돈을 가져온다면 국가의 미래가 암담하다. 명심보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국정천심순(國正天心順)이요, 관청민자안(官淸民自安)’ 나라가 바르게 하면 하늘의뜻은 순해지고, 관리가 청렴결백하면 백성이 스스로 평안해진다. 오늘의 불행한 갈등의 해법은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통 큰 화합의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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