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대전대청주한방병원 병원장

오늘은 각 가정마다 비상약으로 갖고 있는 우황청심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입시 때 혹은 입사면접 때가 되면 긴장을 완화 시키고 떨지 않기 위해서 한 번씩 드셔 보셨을 것입니다. 혹은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나 집안에 어르신이 계시면 구급약으로 비치해 두고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숙취해소를 위해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황청심원에 대한 효능에 대해 만병통치약으로 오해하시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황청심원이 과연 만병통치약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황첨심원의 기원은 ‘동의보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황청심원은 우황, 사향, 주사, 석웅황, 서각, 감초, 계피, 작약, 꿀 등의 30가지 정도의 약재가 들어가는데 소의 담낭에 생긴 결정인 우황을 중심으로 약재들을 잘게 빻아서 둥글게 뭉쳐 금박을 입혀 만든 약으로 ‘동의보감’에서는 중풍초기에 갑자기 쓰러져 의식이 혼탁하고 가래가 끓고, 혀가 굳어지고, 손발이 마비되거나 눈과 입이 삐뚤어지는 등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복용해 정신을 차리게 하고 되살리는 약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동의보감’ 처방을 근거로 시대의 변천과 의(衣), 식(食), 주(住)의 변화에 따라 현대인의 체질에 맞게끔 처방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만들어지는 우황청심원은 중금속 성분인 주사와 석웅황은 인체 내 축적되는 위험성 때문에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복용하기 편하게 드링크제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합니다.

우황청심원은 ‘동의보감’에 지적한 대로 뇌졸중 혹은 이와 유사한 증세로 갑자기 쓰러지거나 의식이 혼탁해지고 마비 증세를 보이며 발작증으로 인한 쇼크 등에 응급처치 수단으로 먹는 게 원칙이며, 주성분인 우황의 청심(淸心)하는 효능으로 가슴이 심하게 뛰고 두근거리며 자주 놀라 경련을 일으키는 급만성 경풍, 고혈압이나 자율신경실조증, 정신불안 등 순환기에 장애가 발생하였을 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복용방법입니다.

약효를 과대평가해서 소화불량이거나 차멀미를 할 때, 또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할 때, 혹은 아무런 병증이 없는 데도 먹어두면 좋겠지 하는 생각으로 우황청심원을 오용하거나 남용해서는 오히려 탈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땀 배출이 많아 탈진한 상태라든가 몸이 찬 경우, 그리고 저혈압이 심한 사람들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성인은 1일 1회 정도 씹어서 복용하거나 온수에 개어서 복용하고 소아의 경우 5세 이하는 4분의 1환 정도로 줄여 복용하여야 됩니다. 의식을 잃었을 때는 환약을 복용하다가 기도가 막힐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놀란 경우에는 오히려 우황청심원보다 우황포룡환을 복용하는 게 바른 복용방법입니다. 그리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 외국여행에서 검증되지 않은 우황청심원을 구입하여 국내에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데 중금속 중독 위험성이 있으며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우황청심원은 한의사의 처방에 의해서 복용법을 처방 받는 것이 가장 좋으며 남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올바르게 사용할 때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