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우리나라는 지금 전국에서 촛불민심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민족 최대 민초들의 항쟁이라 했던 동학혁명이나 3·1운동, 4·19혁명, 1987년의 6·29선언 때보다도 더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이처럼 어린 아이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는 국민에 의해 주어진 책무를 다하지 못한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연일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필자의 초등학생 딸아이도 장래의 꿈이 법무부 장관이라면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딸아이가 말하기를 “사회에 정의(正義)가 바로 서야 하는데 대통령이 이를 지키지 않아서 바로 하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가족은 지난 토요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유치원에 다니는 7살 아이까지 참여했는데, 이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것이 맞는가 하는 자책을 하게 된다.

삼척동자 아이까지 정치문제에 나서는 현실 이것이 바로 민심이다. 반드시 어른들만의 생각만 옳은 것이 아니다. 비선실세인 최순실에 의해 국정이 농락을 당하다 못해 그녀의 딸 정유라의 특혜로 인해 학생들의 미래 꿈에 대한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박대통령은 사실 정치적 소신이나 철학이 조금 부족하기는 했으나, 국민 다수표에 의해 선출되었고,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박정희 대통령의 가르침과 당 대표 등 그간의 정치경험으로 무난히 임기를 마칠 줄 알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어느 나라 정치인보다 잘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본인이 소속한 정당은 물론 청와대 측근조차 멀리하고 사이비 종교와 한갓 아녀자의 꾐에 빠져 국정을 농락해 국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곳곳에서 하야를 촉구하는 곡성(哭聲)이 연일 커지고 있다. 오늘날 민심을 집회에 참가하는 인원 수 만으로 측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터넷 블로그, 온라인 소셜네트워크, 밴드, 카톡 등 첨단 소통기기를 활용한 모든 정보를 통해 전달되는 것을 모두 민심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과거 봉건사회가 아님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봉건사회 아니 원시사회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봉건사회에는 일관(日官)이 있어 나라의 길흉을 점치고 이를 실제 정치에 관여했지만 샤머니즘 또는 불확실한 종교에 심취되지는 않았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등 세분의 여왕이 있었고, 여왕 버금가는 수렴첨정을 한 왕비들도 있었다. 그런데 첨단 과학시대에 지적능력이 떨어진 여인과 사이비 종교에 의해 나라 운영을 망치게 한 책임은 대통령이 분명히 져야 한다.

옛 통치자들은 역사를 가장 두려워해 재위기간에도 경연(經筵)을 통해 현실을 바로 보는 시각을 갖고 다스렸다. 박대통령은 자신의 실정(失政)을 깨끗이 인정하고 무너진 헌정질서 회복과 나라의 지속성장을 위해 하루 빨리 민심을 받아들여 대승적 차원에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

역사는 판례집(判例集)이다. 사람은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아야 하는데 아직도 거짓과 변명으로 대통령직에 연연한다는 것은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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