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철 충북중앙도서관 목각강사

마른 땅에서 꽃 피우려는 풀들은 자신들과의 싸움에서 더욱 치열한 것처럼 미술작품 판매가 어려운 경제 사정만큼, 올해도 한국 국제 아트페어는 코엑스 인디양 홀을 택해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외국 화랑의 참여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화랑과 작가들의 자세도 매우 진지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번에 비해 작품 수준도 향상됐고 부스마다 세련된 디스플레이로 관람자에게 재미있고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더러는 특별한 것을 보여 줘야겠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이내 도태되고 마는 냉혹한 진리를 돌아 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 지역의 무심갤러리가 부스 둘을 이용해 지역작가와 중견작가의 좋은 작품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일본 현대회화 특별전은 가까이 있지만 먼 나라 일본의 현대회화 작품이라 두 번이나 자세히 살펴봤다.

다양한 소재가 재미있었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선 엽기적인 소재를 택한 것은 일본스럽다고 해야 할까.

동산방 화랑에서 가지고 온 취화선의 화가(화면상 최민식의 뒷모습으로 능숙하게 그림을 그렸던) 김선두의 그림은 장지에 먹, 분채를 사용해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화면이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보여줬다.

몇 시간은 보아야 될 것을 대략 살펴보며 좋아하는 작품 위주로 살펴보고 계속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국제아트페어로는 좀 더 많은 외국화랑의 참여와 이것을 보러 일부러 오는 컬렉터가 늘어나야만 되겠다는 생각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안복을 누린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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