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김병준 총리 내정자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무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총리로서의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면서 자신의 총리 지명 수락의 변을 정당화했다. 그리고 국민안전처장을 추천하였다고 한다. 우리의 헌법 제86조 2항은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하고 있다.

지금 국민은 헌법에 의해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준 권한을 최순실이라는 일 개인이 행사한 것에 대하여 분노하면서 그 권한을 내려놓으라고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에 충실한다면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대통령을 보좌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는 논리이다. 김 내정자는 국민대학교 교수이다.

최순실 논란의 한 축을 구성하는 미르재단에 초대 이사장은 차은택이 박사과정을 하는 대학의 교수인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장이다. 미르재단 이사에는 차 감독과 오랫동안 알던 장순각 한양대 실내 건축 디자인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차씨가 문체부를 쥐락펴락함에 극치로 차씨와 최씨 덕에 장관이 됐다는 의혹을 사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차씨 은사로 알려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이다.

그의 아내가 팔선녀로 최순실과 인연이 있고 최순실과 차은택의 계획에 행동대장 노릇을 한 의혹을 사는 김종 문체부 2차관은 수원대학교를 거쳐 한양대학교 체육대학 교수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

최근 CJ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중앙대학교 석좌교수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에 최정점에 있는 구속된 안종범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은 성균관 대학교 경제대학 교수이다.

중·고등학생까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도록 광화문으로까지 이끈 정유라 특혜 의혹의 정점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들의 의혹이 있다. 입시 부조리 이외에 밤낮없이 노력한 학생보다 리포트만으로 B학점을 준 유진영 교수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 대한 특혜 의혹의 이인성 교수, 그 어려운 정부연구과제를 8건이나 수주한 것에 특혜 의혹을 받는 김경숙 신산업융합대학장, 이들 모두 교수이다.

최순실과 차인택의 국정 농단에 순진한 교수가 이용당한 것인지, 똑똑한 교수들의 재능으로 최순실과 차인택의 농단을 정당화시켜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들 모두 자신의 사익이 반영됐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정책을 가르친다. 정책은 공익을 목적으로 국민의 의견과 전문가의 합리적 판단을 기초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일 개인이 국가 정책을 바꾸고 수백억 원의 비자금이 공적자금인양 개인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단순히 ‘나쁜 사람들’이라고만 이야기하는 자신이 교수인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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