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청주 흥덕署 강서지구대 순경

여성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있었지만 올해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유독 불안감이 높아졌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이용 하지만 으슥한 공원 화장실 등은 이용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여성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범죄발생시 최단시간에 대비하기 위하여 청주지역 경찰서와 청주시가 함께 여성 공중화장실에 ‘이상음원감지 비상벨’을 설치했다.

‘이상음원감지 비상벨’은 말 그대로 이상한 소리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벨이 울리고 112로 연결되는 비상벨이다. 기존에 공원 화장실에 있던 비상벨은 위험상황 발생 시 피해자가 직접 비상벨을 눌러야만 작동이 가능했는데 새로 설치한 이상음원감지 비상벨은 ‘비명소리,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등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경찰관서와 CCTV관제센터로 연결이 돼 비상벨 관제전용 PC의 경보가 울린다. 비상벨에는 비상벨별로 전용 전화번호가 부여되어 있어서 어느 공원 화장실인지 위치를 바로 알 수 있다. 이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경찰관서의 112종합 상황실에서는 음성을 들으며 상황을 분석해 비상벨이 설치된 곳 주변의 CCTV관제를 요청하거나 경찰의 출동이 필요한 상황인지 파악하여 이에 맞게 대응하게 된다. 물론 이전처럼 비상버튼을 눌러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고 비상벨을 직접 누르는 경우와 이상음원이 감지되는 두 경우 모두 화장실 외부에 설치된 경광등과 사이렌이 함께 작동되기 때문에 화장실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화장실 밖에서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이상음원감지 비상벨은 지난 10월부터 청주시내 일대 최우선 설치장소 30여 곳에 설치를 시작해 2017년에 30여대를 추가로 설치하는데, 신고자가 직접 112로 신고를 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 비명소리만으로도 경찰관이 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빠른 보호를 돕고 범죄가 더 커지지 않도록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말 늦은 밤에 순찰을 돌다가 이상음원 비상벨이 설치된 가경동 발산공원 여자화장실을 가 보았다. 화장실 안에 부착된 비상벨에는 마이크가 연결돼 있었고 이상음원을 감지하는 비상벨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마침 개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젊은 여성 무리가 있어서 비상벨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더니 화장실을 이용할 때에 훨씬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나는 아무도 이 비상벨을 이용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공원 여자화장실에 이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이상음원감지 비상벨을 설치 한 것을 계기로 여성들이 공원 화장실 이용할 때에 조금이라도 더 안심하고 이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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