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화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장

인류는 오랜 역사속에서 한정된 자원을 개발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패러다임을 만들어왔다. 거듭되는 자원의 고도화를 통해서 21세기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ET(환경공학기술), ST(우주항공기술), CT(문화콘텐츠기술) 등의 과학 및 문화기술자원을 확보했고, 이것은 단순한 1차적인 자원으로 범주할 수 있는 석탄, 원유, 희귀광물 등의 광물자원과 식량, 약용 및 에너지 등으로 활용되는 식물자원, 그리고 식량, 생활환경 조성의 필수요소인 동물자원 등에서 벗어나 응용과 소유화를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된 기술자원들은 자원을 가진 자들의 가격과 공급량조절은 물론, 해당 자원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이익까지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자원의 무기화현상은 연구용 자원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활용기술 개발을 통해 국익을 도모하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제약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커다란 성과는 신약개발분야에서 큰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입증하듯 비임상시험에서 실험동물이용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생원숭이가 한 마리도 없는 미국은 연구용원숭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1920년대부터 많은 양의 원숭이 자원을 아시아에서 수입해 7개 국립영장류센터 등에서 현재 6만5천여마리를 가진 영장류자원 최강국이 됐으며, 전세계 최초의 실내 번식시스템을 확립한 일본은 1978년부터 국가적으로 고품질 원숭이를 대량생산·공급하고 일본원숭이를 바탕으로 기초과학분야 세계유일의 영장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강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은 세계최대의 연구용 원숭이 보유 및 생산공급국으로서 최근 원숭이의 수출량 조절과 함께 자국내에서 많은 원숭이 시험을 하므로써 비임상시험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자원선진국들의 힘은 생물학 발전의 원동력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전세계 항공사들의 원숭이 수송거부로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주자에게는 원숭이확보와 이용이 급격히 어려워져 가고 있으며, 이는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는 신약개발분야의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연구용원숭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연구용원숭이 종자자원을 도입하고 국가영장류센터를 설립했다. 최근 영장류자원센터 건축 등의 반가운 소식이 있긴하나 15년이상 지난 아직도 우리는 고품질의 원숭이를 확보,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원숭이실험을 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나마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4년전부터 시작한 연구용 마모셋원숭이 종자도입과 안정적인 번식성공은 국내 신약개발지원은 물론 다양한 영장류모델개발로 이어짐으로써 국내 바이오분야와 의료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모두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위한 연구자원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