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유배되는 과정 기록화적 기법으로 세밀히 묘사

충남 청양군이 최근 면암 최익현 선생의 대마도 유배도(사진)와 영정 그림을 입수했다.

군에 따르면 백제문화체험박물관 전시물 자료를 수집하던 중 면암선생의 제자 장모 선생의 손자(군산 거주)가 면암선생의 영정과 유배도 각 1점을 보관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림을 넘겨받았다.

군은 명지대 이모 교수와 박모 충남도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에 감정을 의뢰해 제작 시기는 밝혀져 있지 않으나 1930∼1940년대 채용신이 운영하던 미술서화공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1932년 최익현의 일성록이 발간되던 시기나 그 이후로 추정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대마도 유배도(63.5㎝×143.5㎝)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희귀 그림으로, 면암선생 일행이 숭례문을 나올 때부터 대마도에 도착하는 과정을 한 장의 비단에 절반씩 나눠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그림의 좌측에는 일본인이 끄는 인력거를 탄 면암 선생 뒤에 장남 최영조, 차남 최영학을 비롯해 임병찬, 임병대, 임응철, 최제태, 최영설, 최만식, 최전구, 이승회 등 10명이 뒤따르고 있으며, 현재의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과정을 한 눈으로 볼 수 있게끔 그려져 있다.

그림의 우측에는 부산 초량역에 기차가 도착해 부산항에 이르러 면암선생과 임병찬 선생이 조각배에 올라 일본 상선으로 옮겨 타고 오륙도를 거쳐 대마도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림은 면암선생이 서울역에서부터 대마도까지 유배되는 과정이 기록화적 기법으로 그려졌으며, 관악산과 남태령 고개, 동작동이 지금과 같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등 마치 오늘날 위성사진처럼 세밀한 것이 특징으로 흥미로운 근대문화 사료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석지 채용신(1850∼1941) 선생은 조선말기 화가로 인물·산수·영모 등 여러 화목에 능했으며, 특히 초상화에 뛰어나 고종의 어진을 비롯해 1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청양군은 그림 2점을 매입해 오는 28일 백제문화체험박물관 개장과 함께 공개할 예정으로 앞으로 박물관 내 최익현 기념관에 보관할 계획이다.

이석화 군수는 “이번 그림이 새롭게 드러남에 따라 학술대회 등을 개최해 면암 선생의 일대기를 재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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