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수 충북도 국제통상과장

이베리아반도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이 한때 세계경제를 주물렀던 것은 신항로 개척 때문이다. 1415년 포르투갈 엔리케 왕자(1394~1460)가 직접 병사를 거느리고 모로코 세우타(Ceuta)를 점령하면서 지중해와 대서양의 교통요지를 확보했다.

이는 포르투갈이 해외영토 확장에 나서는 시발점이 됐다. 엔리케는 사그레스에 세계 최초로 국립항해학교를 설립해 지리, 기상, 무역풍, 해류, 조선, 항해 등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선박도 사각 돛 1개만 달린 기존 범선에서 커다란 삼각 돛 2~3개를 장착한 쾌속 범선으로 개량해 대서양 항해가 가능하게 됐다. 그 후 포르투갈은 15세기부터 약 200년 이상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이어 스페인은 콜럼버스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해 무역을 명목으로 직접적인 약탈을 수행했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와 현대은행을 설립해 주식 발행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다. 상업 신용도 구축 등 기발한 사업가적 창의와 혁신으로 17세기 중엽 해상의 맹주로 올라섰다.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 대파 등 전쟁을 통해 해상 통제권을 빼앗고 권리장전과 명예혁명 등 정치제도도 혁신했다. 이어 산업혁명으로 생산된 제품을 팔기 위해 자유무역을 추진해 18세기 중엽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했다. 1964년 93만불로 시작한 충북의 수출은 2015년 152억불로 52년 만에 약 1천600배나 성장했다. 빛의 속도로 수출이 어마 어마에게 늘어났다. 충북의 제2 수출도약은 네덜란드처럼 사업적인 창의와 혁신의 방법으로 추진해야 한다. 2010년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전기, 전자제품과 정밀기계류 등 중화학 공업품이 90% 이상으로 대부분 첨단산업제품이다. 제품을 판매할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며 수출만이 충북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책을 통해 “한 가정, 한 기업, 한 국가의 위기극복 또는 일대 약진의 계기를 만드는 것은 평범한 기업가, 평범한 국가 지도자에게는 기대하기 어렵다. 현명한 기업가의 창의력과 용기 있는 지도자의 결단이 상부상조하면서 사리사욕 없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해서 줄기차게 매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열매다”라고 말했다.

도내 기업인들은 창의와 혁신을 통해 수출에 적합한 새로운 제품, 보다 성능이 좋고 값이 싼 제품을 생산해 세계를 상대로 판매해야 한다. 올 초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제2의 수출도약을 위해 ‘충기만세(忠氣滿世)’를 신년 화두로 정하고 국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수출지원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충북도는 우선 지난달 30일자로 국제통상과 통상진흥팀을 통상 1팀과 통상 2팀으로 분리 확대해 통상기능을 강화했다. 둘째, 중소 중견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해외박람회 및 신 시장 개척단 운영, 온라인 수출마케팅 및 해외규격인증 획득 지원, FTA 활용지원 센터운영 등 기업 맞춤형 수출정책을 펼치고 있다. 셋째, 중국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도, 중동 등으로 신규 교류지역을 넓히고 있다. 민관 협업을 통한 창의적 사고와 혁신으로 수출정책을 추진하는 충북도의 밝은 수출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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