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가 정국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금제도는 근무 연수를 바탕으로 하는 호봉제와 업무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능력급제로 구분한다. 대부분 계급제적 특성을 가진 국가는 호봉제를, 직위분류제적 속성을 가진 국가는 능력급을 실시한다. 두 제도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오늘날에는 두 제도의 장점을 살리는 보수체계를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능력급 체계인 성과연봉제는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한 보수는 조직의 생산성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성과를 많이 낸 사람에게 연봉을 더 주고 성과를 조금 낸 사람에게 보수를 적게 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매우 공평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과급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성과급에 의하여 조직의 생산성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이를 받아드릴 수 있는 조직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과연봉제는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서구에서 발달한 조직관리 방법이다. 개인주의는 사회나 집단보다 개인의 자유와 경쟁을 중시한다. 성과연봉제는 이러한 개인주의 문화에 적합한 관리방법이다. 우리의 경우 사회의 변화로 개인주의적 사고와 행동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집단주의적 조직문화를 배제할 수 없다. 집단주의에 의해서 동문과 동향 사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계급과 서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문화에 개인주의적 성과제를 도입한다고 조직의 생산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성과연봉제는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보수를 차등 지급한다. 성과연봉제의 전제는 성과 평가이다. 모두가 합의하고 공정한 평가라고 받아들이는 성과평가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성과평가가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연구에 의하면 공공조직의 잘못된 성과평가는 조직의 근본적 목적보다는 단기 성과를 강조하고, 평가자 지향으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등한시하며, 업무보다는 평가자를 중심으로 줄서기에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성과를 평가할 정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조직은 공익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그러므로 공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양적으로 계량화하기 어렵다. 이에 올바른 성과평가를 위해서는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연차별 성과계획을 수립하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개발과 올바른 평가방법이 있어야 한다. 올바른 성과평가방법이 없이 도입되는 성과연봉제는 인사관리의 실패로의 길일 뿐이다. 정부는 12월 말까지 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임금 동결, 경영 평가에 감점을 주어 내년부터 보수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호봉제의 단점을 극복하고 생산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모든 조직 구성원이 합의 한 올바른 성과측정과 평가, 그리고 평가를 긍정적으로 보는 조직문화가 선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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