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지역 보관 창고 수용 능력 한계점 도달
내주 생산 중단…철도파업 장기화땐 자재난 우려

철도파업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충북 제천·단양 지역에 몰려 있는 시멘트 업계의 제품 운송 차질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는 대체 운송수단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파업이 장기화하면 11월까지 이어지는 건축 성수기에 일선 공사현장에서 심각한 자재난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코레일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화물열차 운행률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30% 선에 그치고 있다. 각 업체에 할당된 철도 수송 물량도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시멘트 업체의 철도 수송 물량은 한일시멘트가 열차 230량에서 80량으로 줄었고 아세아시멘트는 120량에서 40량으로 감소했다. 성신양회 철도 수송량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제천·단양 등 내륙 지역 시멘트 업체는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철도로 운송하고 있어 파업 이후 출하량이 70% 가량 감소한 상태다.

각 업체는 시멘트 수송 대형 트레일러(BCT) 등 대체 운송수단 확보에 나섰지만 예비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하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된 제품은 공장 내 보관창고인 사이로(SIRO)에 고스란히 쌓이고 있다. 대부분 업체가 건설업계 최고 성수기인 9∼11월 수요에 대비해 지난 추석 연휴에 공장을 완전가동해 기존 재고가 많았기 때문에 수용 능력은 거의 한계점에 다가섰다.

한 업체의 경우 전체 13개 보관창고 중 이미 85% 가량이 출하되지 못한 시멘트로 채워져 내주 초에는 포화 상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재고 물량이 넘치면 생산라인을 중지하고 감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365일 쉬지 않고 가동되는 시멘트 업종 특성상 덩어리 형태의 반제품 클링커(CLINKER)까지만 만들고 시멘트 완제품 생산은 전면 중단하게 된다. 업체들은 지역별 물류기지인 분공장의 재고가 바닥나면 레미콘 업체에 시멘트 공급이 끊기면서 일선 건설현장까지 연쇄적으로 자재난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파트 신축을 비롯한 건설 수요가 많은 수도권 건설현장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레미콘 회사는 창고 규모가 크지 않아 보관 가능한 물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분공장에서 제품이 출하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가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분공장 재고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건설현장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충북 지역 여객열차 운행률은 50%를 약간 웃돌고 있다. 노선별 운행률은 중앙선은 54%, 태백선 66%, 충북선은 50%에 그쳤다.

국토교통부는 파업 기간 동안 화물열차를 추가 투입하고 철도화물을 대체하는 긴급 수송차량은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운행 제한도 일부 완화한다. 상황에 따라 군 위탁 화물차(100대)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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