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이번엔 막자]- 영동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태풍 ‘루사’와 ‘매미’로 2년 연속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던 영동군 주민들은 또다시 걱정이다.

영동 지역에는 현재 100여건의 크고 작은 수해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공정률은 83%에 머무는 등 일부 현장은 완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수해 재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관계기관과 시공업체는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 주요구조물을 완료하고, 물 흐름에 영향을 받는 지장물을 없애는 등 철저한 현장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하천변 대형 토목공사는 대부분 연말이나 내년 초나 돼야 완공이 가능해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2002∼2003년 잇따른 호우로 큰 피해를 낸 상촌면 궁촌리 궁촌천은 마을 주변 제방 쌓기와 바닥 정비를 가까스로 마쳤을 뿐 상류지역 2.8㎞ 구간 복구공사는 장마철이 지난 뒤에야 본격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2년 연속 수재민이 됐던 김성진씨(42·상촌면 궁촌리)는 “우선 마을 앞은 공사가 완료됐으나 경사가 급하고 폭이 좁은 하천 상류가 복구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 올 여름도 불안한 상황”이라며 “붕괴나 유실이 우려되는 위험구간이라도 안전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재작년 태풍 ‘루사’때 집중폭우로 마을전체가 잠겼던 황간면 구교리 40여가구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을 앞 초강천 제방공사가 늦어져 올 여름이 무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마을 앞은 상촌과 추풍령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쳐지면서 직접 치받는 곳이기 때문에 제방 쌓기가 시급함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느리기만 한 공사에 더욱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 문석윤씨(74)는 “지난해 태풍 매미 때도 하천이 범람 직전까지 가 피난했다”며 “장마는 곧 시작된다하는데 공사는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구간 공사는 올 봄부터 시작됐지만 마을 앞을 지나는 송유관 이설 협의 때문에 늦어졌다.

마을 이장 문종수씨(45)는 “주민들은 마을 앞 제방을 옹벽으로 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군에서는 돌망태를 고집하고 있다”며 “그나마 지금 제방을 쌓기 위해 성토해 놓은 흙도 빨리 마무리하지 않으면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이외에도 추풍령면 관리제가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상촌면 고자제와 도대제 등도 주택가 주변 하천의 옹벽 등 시급한 부위만 우선 마무리해 놓은 상태다. 또한 용산면 법화천은 지난해 태풍에 무너진 둑 일부가 원상 복구됐을 뿐 병목구간 확장 등 본격적인 복구공사는 장마철 이후에나 가능해 역시 농경지 침수 등이 우려된다.

군 관계자는 “소하천은 대부분 완공됐으며 큰 하천의 대형공사도 위험지역을 우선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장마철 이전 완공이 어려운 현장은 철저한 수해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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