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인근서 주유소 2곳 운영하던 40대 가장 등 4명 숨진채 발견
‘빚 때문에 힘들다’ 유서 발견…경영난·투자 실패로 채무 수십억
사업 투자 실패로 인한 수십억원의 빚 때문에 재산 압류가 들어오자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일가족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8시40분께 A(44)씨의 장인으로부터 “딸 내외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조대와 함께 A씨 아파트에 출동해 잠겨있던 문을 열고 들어가 일가족 4명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는 40kg짜리 가스용기 2통이 놓여 있었고, 일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 1권과 A4 용지의 유서가 발견됐다.
숨진 A씨 부부가 남긴 유서에는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빚 때문에 힘들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경찰조사에서 유족들도 “주유소를 운영하던 A씨 부부가 평소에도 친척들에게 ‘금전적인 문제로 힘들다’고 자주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인근에 주유소 2곳을 운영하는 A씨 부부는 몇 년 전부터 수입이 줄어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을 겪자 부부는 지난 5월께 금융권과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지인사업에 투자했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돼 이달 초 주유소까지 경매 압박을 받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12시30분께 A씨 부부가 40kg 가스용기 2통을 들고 승강기에 오르는 모습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채무에 시달린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