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00만원 분양가 입주 기업 발목

청주공항 에어로폴리스지구 항공정비(MRO) 단지 조성 사업이 무산될 처지에 놓이면서 현재 조성중인 부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청주공항 MRO사업의 주력업체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6일 충북도에 청주 MRO 단지 조성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통보했기 때문이다.

청주 에어로폴리스 지구는 청주공항 인근 47만여㎡의 부지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1천569억원을 투입, 계류장·격납고·저류시설이 들어설 1지구(15만3천86㎡)와 산업시설이 들어설 2지구(32만627㎡)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작년까지 충북 경자구역청이 에어로폴리스 부지 조성에 쓴 혈세는 186억7천900만원이다. 전년도에서 이월된 예산을 포함, 올해 계획된 예산은 279억2천100만원인데, 경자구역청은 이 가운데 절반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연말까지 246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충북 경자구역청은 사업 성공을 자신하며 정비 물량 확보 및 업체 유치에 주력해 왔으나 아시아나항공이 사업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246억원 대의 혈세가 투입된 에어로폴리스가 허허벌판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3.3㎡당 100만원가량인 비싼 용지 분양가는 입주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KTX 역세권에 인접해 있는 오송 제2산단의 3.3㎡당 분양가는 98만원이고 기업들이 선호하는 진천과 음성 지역 산업단지는 3.3㎡당 60만∼70만원 선이다. 이런 산단과 비교하면 항공기 소음 극심, 입주 여건이 좋지 못하면서도 분양가는 충북지역 최고가인 청주 에어로폴리스를 원하는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협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아시아나의 사업 포기 선언, 높은 분양가를 이유로 입주를 포기한다면 무려 246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청주 에어로폴리스는 입주 기업을 찾지 못하는 황량한 산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충북 경자구역청은 여전히 청주 MRO사업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작년 12월 스타항공우주, 유성진공, 이엔씨테크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스펙코어와 세원코리아, 지난달 스페이스솔루션, 한얼시스템, 세진항공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만 입주해도 에어로폴리스 2지구는 어느 정도 채워져 청주 MRO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게 충북 경자구역청 논리다.

이날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아시아나가 빠지더라도 지금까지 협약을 맺은 기업만으로도 1지구를 채울 수 있고, 2지구를 항공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하면 승산이 있다”고 밝혀 앞으로 도가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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