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콩 등 밭작물 타들어가...과일 농가 당도 떨어져 비상

▲ 옥천군 안내면 월외리 한 농가의 고추밭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일 지속된 폭염의 여파로 인해 옥천군 전역에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뿌리가 낮게 자라는 깻잎을 비롯해 콩과 고추 등의 밭작물 피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밭작물 등의 재배 배율이 높은 옥천군 안내·안남면을 비롯해 과수농가가 많은 청산과 청성, 이원면 지역에 농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출하가 준비 중인 과일의 경우 폭염으로 인해 성장이 중단되고 당도가 떨어져 농민들의 마음마저 타들어 가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야간에 열대야 로 식물들이 생존을 위한 호흡이 활발해져 영양소가 에너지로 소비돼 과수가 자라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낮기온이 높은데다 밤기온마저 올라가면서 과수들이 더위에 지친현상을 보이는 호흡량이 늘어 당도도 그만큼 떨어진다”고 말했다.

폭염의 장기화로 과일마다 제맛을 내지 못하면서 과수농가들을 총 비상이다.

일반적으로 명절을 앞두고 과수소비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하지만 과일 특성을 살리는 제맛이 나지않아 소비마저 중단될 처지다. 이에 따라 과수농가들은 명절을 한 달여 앞두고 출하조절에만 신경쓰던 예년과는 폭염으로 인한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대안마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과일들이 시들거나 과실이 자라지 못하고 멈춰 상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폭염은 콩과 깨와 같은 밭작물부터 배추, 무 등 채소류에 이르기까지 작목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입혔다. 개화기를 앞둔 콩에서는 꽃이 시들거나 꼬투리가 빠지는 피해가 나타났고, 지난달 모종을 옮겨 심은 깨도 말라 죽거나 물 부족으로 평년작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올해 충북지역에 내린 비는 739.8mm로 지난해(498.6mm)보다 많았지만 이중 절반 가까운 350mm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장마철 반짝 소나기가 집중적으로 내린 뒤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고 불볕더위가 이어져 대부분의 농가가 폭염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화목 원예유통팀장은 “포도농가의 경우 지나친 폭염으로 착색이 제대로 되지않고 성장이 멈춰 굵고 큰 포도 알을 볼 수 없을 정도”라며 “해외 수출용 포도의 경우 검붉은 포도보다 새빨간 포도가 많다”고 말했다.

이원면의 한 과수농가는 “하루 종일 틀어놓는 스프링클러도 한계가 있고 지하수마저 말라버린 지역은 손쓸 방법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예년 같으면 출하의 기쁨으로 보낼 시기인데 요즘은 물과의 전쟁으로 온 몸이 녹초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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